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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이후/기고] 美경제 봄바람 불어도 쌍둥이 적자등 걸림돌
입력2003-04-16 00:00:00
수정
2003.04.16 00:00:00
한운식 기자
강문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
미국 및 세계경제를 불안하게 만들어온 이라크 전쟁이 사실상 종결되었다. 전쟁이 발발하기 전과 개전 초기에 확산되었던 전쟁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감이 일시에 제거되고 국제원유가가 안정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미국경제는 올 2ㆍ4분기부터 회복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그 강도는 그렇게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같은 예측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사실 지금 현재 미국경제는 성장이 거의 멈춘 상태이다. 미국경제의 산업동향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산업생산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째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어 이러한 평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GDP의 70%(2002년 연간 기준)를 차지하며 미국경제의 원동력으로 평가 받는 개인소비지출 역시 올 들어 위축되는 등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소비지출의 위축은 이라크 공격설이 나돌기 시작하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주식시장의 침체, 고용불안, 추가 테러의 위협 등으로 인해 소비자신뢰지수가 악화된 상태이어서 향후 소비지출 추이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사실 저금리기조, 부시행정부의 조세감면정책 등의 요인으로 가처분소득이 증대하여 소비지출의 증가세가 탄력을 받을 환경은 마련돼 있으나, 미국경제의 회복이 지연되고 고용시장 및 주식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이 개인소비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경제는 이와 같은 소비지출 부문 위축과 더불어 쌍둥이 적자라는 또 다른 불안요인을 지니고 있다. 1990년대 들어 미국의 경상수지적자는 해마다 악화되어 2002년에는 GDP대비 5.0%를 기록하였으며, 경기침체로 인한 세수감소와 부시행정부의 대대적인 조세감면정책으로 재정수지 마저 2002 회계연도에 적자로 반전됨에 따라 현재 미국경제는 1980년대 중반에 나타났던 쌍둥이 적자의 위험에 다시 직면해 있다.
특히 이라크전으로 인한 전비부담이 재정수지적자를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지 W 부시대통령은 지난 3월 25일 의회에 747억 달러 규모의 전비를 요청하였는데, 지난 4월 11일 미 의회는 79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전비 및 국내방위예산을 승인하였다. 이와 같은 쌍둥이 적자 문제는 장기적으로 미 달러화의 대외신인도를 하락시키고 금리상승으로 인한 국내수요위축을 야기함으로 전후 미국경제의 최대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불안요인을 안고 있는 미국경제는 전쟁이 사실상 종결됨에 따라 앞으로 기업들의 고용 및 투자심리가 얼마나 회복되느냐에 따라 그 회복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전이 종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후 상황의 전개방향과 북핵 위기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전후 보복테러의 위협, 사스(SARS) 등의 영향으로 경제주체들의 왕성한 경제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국경제의 펀더멘탈이 훼손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2003년 미국경제의 연간성장률은 잠재성장률(3.0~3.5%)보다 낮은 2.0~2.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문성 박사약력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 팀장)
▲고려대 경제과 ▲美위스콘신대학 경제학 박사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 ▲대외경제정책硏 무역투자정책실 ▲서울대 국제지역원 강사 ▲`대외경제연구` 편집위원
<한운식기자 wools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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