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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탐방] SK제약 생명공학연구실
입력1999-04-01 00:00:00
수정
1999.04.01 00:00:00
송영규 기자
지난 10일 식약청에는 한건의 특허변경신청이 들어왔다. SK케미칼의 생명공학연구소가 9년간의 연구끝에 개발한 「백금착제 항암제」를 상용화하기 위한 전단계로 판매허가신청을 한 것이다. 80년대말부터 벌어진 국내제약사간의 「신약1호」경쟁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국내신약1호 탄생의 본거지가 될 SK케미칼 중앙연구소(소장 김기협)내 생명공학연구실은 그러나 규모면에서 다른 제약업체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작다. 연구동도 사무실을 제외하고 2개층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연구인력도 박사급 7명을 포함해 28명에 불과하다. 다른 제약업체들이 평균 100여명 이상의 연구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도 채 안되는 숫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연구소가 국산신약개발의 선두주자로 나설수 있었던 것은 「작지만 알차게」진행되는 연구 때문이다.
우선 SK케미칼의 중앙연구소와 상호 인적교류를 통해 연구개발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섬유부터 시작하여 화학, 의약품까지 중양연구소가 축적시킨 연구개발에 대한 노하우는 SK만이 가질 수 있는 무형의 자산이다.
연구개발의 대상을 확대하지 않고 몇가지 특정한 분야에만 집중시킨 것도 주목할 만하다. 곧 신약1호로 등록될 「백금착제 항암제」의 경우 9년간 투자된 연구비만도 70억~80억원. 올 연구소 예산이 3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총 예산의 3분의 1가량을 이항암제에만 투자한 셈이다.
연구원들의 연구능력도 뛰어나다. 지난 94년부터 올해까지 이곳 연구원들이 낸 해외논문수는 44편. 연평균 8편 이상이 된다. 다른 연구소의 경우 1년에 2편 수록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이곳 김대기(金大起·44)생명과학연구실장의 설명이고 보면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성과는 연구원들의 이직률이 극히 적은 숫자에 머물게 하는 원인이 됐다. 연구소측은 지난해 명예퇴직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자발적으로 사표를 낸 사람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평균 근속기간이 7~8년이 넘는다. 그리고 이것은 신약1호와 같은 연구성과의 축적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현재 이연구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B형간염치료제, 함암제, 비아그라유도체등 3가지. 이중에서도 비아그라 유도체의 경우 기존 제품보다 훨씬 뛰어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진을 긴장시키고 있다.
金실장은 『신약개발은 규모가 아니라 얼마나 집중력있는 연구능력을 갖추는가가 중요하다』며 『위험부담을 두려워말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나서는 것이 제약산업 발전의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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