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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조 원대 규모로 성장한 남성 화장품 시장을 두고 해외 거인들이 맞붙었다. 국내 수입 화장품 업계의 양대 업체인 에스티로더그룹(엘카코리아)과 로레알그룹(엘오케이코리아)은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성장세가 주춤한 여성 화장품 대신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남성 시장에 올인해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스티로더그룹의 스킨케어 브랜드 크리니크는 지난 7일 남성 라인인 '크리니크 포 맨'을 새롭게 단장해 선보였다. 제품명도 쉽게 부를 수 있도록 변경하고 패키지 디자인도 고급스러운 블랙 색상으로 통일했다. 또한 필수 제품 3단계를 묶은 '3-스텝 라인'과 면도할 때 받는 피부 자극을 없애주는 '쉐이빙 라인', 집중 보습과 눈가 피부, 피부톤 교정 등 특정 피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맞춤형 케어 라인' 등으로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까다로워진 남성 소비자들의 수준에 맞췄다. 에스티로더그룹에서는 이번 개편을 위해 그룹사의 대표 남성 화장품 브랜드인 '랩 시리즈'를 이끌었던 마케팅 인력들을 '크리니크 포 맨'에 수혈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에스티로더그룹이 야심 차게 진행한 이번 브랜드 리뉴얼 작업은 남성 고급 화장품 시장에서 1위를 선점하고 있는 경쟁사 로레알그룹의 '비오템 옴므'를 겨냥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로레알그룹의 '비오템 옴므'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한 시장 수성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달 신제품 '포스 수프림 세럼'을 출시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해 톱스타 원빈을 내세운 TV CF도 지상파와 케이블 모두에서 내보냈다. 이는 지난 2008년 당시 모델이었던 배우 다니엘 헤니 때 찍은 광고 이후 6년 만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브랜드 공식 페이스북을 만들어 고객들과 긴밀한 소통을 꾀하는 동시에 대규모 제품 샘플링을 진행해 충성고객 만들기에 나섰다.
양대 업체가 이처럼 남성 브랜드에 공을 들이는 것은 관련 시장이 불황에도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데다 최근 3년간 역신장을 면치 못하고 있는 여성 화장품 시장을 보완할 성장 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07년 5,000억원대 문턱을 넘어선 이후, 2010년 8,000억원, 2011년 9,000억원, 2012년 1조원, 2013년 1조 300억원의 추정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수입 여성 화장품 브랜드들은 주요 유통 채널인 백화점에서 지난해 상반기, 전년 대비 매출이 역신장했다. 에스티로더그룹 관계자는 "한국 남성들이 보이는 뷰티에 대한 관심은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앞서 있다"며 "여성 화장품 시장이 계속 어려운 가운데서도 한국의 남성 화장품은 계속해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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