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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문화산책] 나눔의 속도

요즘은 매일매일이 변화와 속도감 그 자체인 것 같다.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 걸쳐 펼쳐지고 있는 다양한 변화는 우리의 일상을 점하고 있는 각종 기계들의 업그레이드 속도만큼이나 빨라지고,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체감속도 역시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이렇게 서둘러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이 속도의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얼마 전 아는 분의 소개로 우연히 이십 여명의 지체 장애 어린이들이 오손도손 모여있는 작은 보육시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곳은 한 달에 몇 천원부터 몇 만원을 정한 기일에 챙겨 보내주는 300여명의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몇 천원과 몇 만원이 모여 장애우들의 귀한 삶의 보금자리로 바뀐 것이다. 요즘같이 보통 사람들이 살기 힘들다는 때에도 자신의 얄팍한 지갑을 나누는 소금과도 같은 사람들, 이 사람들은 모두 자기 앞의 생의 호흡을 조금 늦추고, 옆에 있는 사람들의 가파른 호흡에 자신을 맞추며 다른 이보다 조금 천천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요즘처럼 나라 안팎이 크고 작은 사건들로 빠르고 빠르게, 혹은 마냥 위태롭게 돌아가는듯 보이는 때일수록 내 일상의 호흡을 잠시 내려놓고, 함께 가야 하는 우리 이웃들의 호흡에 나를 맞춰보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때인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빨라서 좋은 것들도 새삼 많이 떠오른다. 나의 것을 나누기 위한 나눔의 손길, 주위의 안녕을 물어보는 안부인사, 또 잘못이나 실수를 인정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은 다른 이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듯싶다. 부디 우리 사회의 변화와 속도감이 이렇듯 우리가 함께 사는 세상으로 가기 위한 가속도를 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하여 부자가 존경 받을 수 있는 세상, 많이 배운 사람들이 감사와 격려를 받을 수 있는 세상, 나의 것을 나누는 연습이 우리의 일상의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뜻하지 않은 큰 슬픔을 겪어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 대구의 우리 이웃들에게도 나눔의 귀한 손길들이 충분히 빨리 모아졌으면 한다. <김옥랑(동숭아트센터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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