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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준 수표사본 위조이용 사전에 몰랐을땐 대금지급”

빌려준 수표사본이 위조에 이용됐더라도 사전에 위조이용 사실을 예상치 못했다면 수표 소지자는 금융기관에서 수표대금을 찾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27단독 성충용 판사는 11일 주모씨가 농협중앙회를 상대로 낸 9억원 수표금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성 판사는 판결문에서 “사채시장에서는 자금 과시용으로 수표사본을 빌리는 관행이 있고 원고가 위조범에게서 따로 수표금을 분배 받은 일이 없는 점 등에 비춰 원고는 자신의 수표사본이 위조범행에 사용될 것을 예상했다고 보기 어려워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농협중앙회에서 18억원어치 자기앞수표를 발행 받은 주씨는 사채업자 강모씨가 `부동산 매입시 자금 과시용으로 쓰겠다`고 하자 사흘간 648만원에 수표사본을 빌려줬다. 강씨로부터 여러 사채업자를 거쳐 수표사본을 입수한 위조범들은 농협에서 위조수표로 6억7,000만원을 받아 달아났으며 주씨는 자신의 수표 중 문제가 생긴 9억원어치에 대해 뒤늦게 지급제시를 했으나 농협측이 사고액 4억8,000여만원을 제외하고 주겠다고 하자 소송을 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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