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감소세를 보여온 전자제품ㆍ자동차 등 내구재의 소비가 최근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5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자제품과 자동차에 대한 국내소비 증가세가 확연하다. LG전자는 휘센 에어컨의 지난 5월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전년동기 판매량의 150%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에어컨 최대 성수기인 7월 평균 판매량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경우도 잠정집계 결과 5월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25%가량 늘었다. 업계는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가운데 각종 할인행사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인 것이 주효했다고 풀이하고 있다. 자동차 소비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4월 전년동기 대비 -14.9%에서 5월에는 15.3% 증가로 바뀌었다. 노후차 세제지원 등 자동차 산업 활성화 방안이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경제동향 보고서(그린북)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은 전년에 비해 3월 1.9%, 4월 2.8%, 5월 5.4%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5월 매출이 전년보다 12.1% 늘었고 신세계백화점은 20.3%나 상승했다. 5월 할인점 매출도 전년보다 1.7% 늘었다. 롯데마트는 5월 냉장고 매출이 기존점 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11.1% 증가했다. 냉장고 매출이 두자릿수의 신장률을 기록한 것은 4개월 만의 일이다. TV와 세탁기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와 1.5%씩 감소했지만 올 1월 매출신장률 -20.6%, -14.5%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호전된 모습이다. 국내 소비심리가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조사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은행의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5로 지난해 1ㆍ4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100)를 넘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생활형편이나 경기ㆍ수입 등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 안정으로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내구재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며 “여러 지수와 여건을 볼 때 6월 정도까지는 국내경기 회복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정부는 이 같은 추세가 꾸준히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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