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함에 따라 보다 싼 값에 휘발유나 경유 등을 살 수 있는 ‘주유 할인 카드’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 ‘O’카드는 올 6월말 현재 무려 37만장이 발급됐다. 이 카드는 현대카드의 기존 회원들만을 상대로 발급하는 것으로 올 1월말(17만장)에 비해 무려 117.6%나 증가했다. 이 카드는 다른 정유사 제휴카드와는 달리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모든 주유소에서 할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주유소로 가맹점 등록만 돼 있으면 리터당 60원(LPG는 리터당 30원)의 할인 혜택을 준다. 보통 주유할인 카드는 정유사와 카드사가 회사별로 제휴를 맺고 양 사가 공동으로 부담해 할인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지만 현대카드는 정유사별로 제휴를 맺는 대신 주유소를 한데 묶어 자체적으로 할인서비스에 나서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 1월에 출시된 삼성카드의 ‘티 클래스 앤 오일 카드’도 6월말 현재 19만4,000장이나 발급됐다. 월 평균 4만명이 이 카드를 신청한 셈이다. 외환 ‘예스 오일백(Yes OilBag) 카드’도 지난 3월 출시 이후 3개월 동안 11만명의 회원을 유치했다. 이 카드는 SK주유소에서 카드 이용금액의 5%를 적립해준다. 기업은행의 ‘제로팡팡카드’는 6월말 현재 가입 회원수 45만2,000명으로 1월말(39만6,118만명)대비 14% 증가했다. 지난 4월에 출시한 하나은행의 ‘빅팟카드’ 역시 이달 22일 기준으로 총 22만3,400만장을 발급했다. SK주유소에서 리터당 50원을 할인해준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롯데카드의 ‘SK스마트 롯데카드’는 올 6월말까지 7개월동안 14만6,000장이나 발급됐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주유 특화 카드가 사용실적에 관한 조건이 붙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월이나 최근 3개월간 신용카드 사용액이 일정금액 이상이라야 주유 할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주유 회수 제한도 따져봐야 한다. 예를 들어 비씨카드의 ‘대한민국카드’의 경우 1일 2번(10만원 한도)까지, 월 6번까지만 혜택을 준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유 할인카드로 ‘유(油)테크’만 잘해도 기름값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카드 사용실적이나 회수 제한과 같은 이용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