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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돼 환자들이 어느 때보다 건강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때다. 특히 당뇨병 환자들은 여름에 땀을 많이 흘려 탈수가 쉽고 입맛이 떨어져 식사를 제대로 못해 저혈당 증세가 올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휴가철 바캉스를 떠나게 되면 들뜬 기분에 당뇨병 관리를 소홀히 하기 쉽다. 인슐린 주사제 등 당뇨의약품은 높은 온도에 변질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당뇨 환자들이 건강하게 여름을 나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을 알아봤다. ◇찬 물에 장시간 발 담그지 말아야=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의 이상으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겨 발ㆍ손 등의 감각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지므로 외부 자극을 거의 느끼지 못하게 된다. 발에 생긴 작은 상처 하나가 발 전체에 궤양을 유발해 심하면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 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샌들을 신거나 바닷가ㆍ계곡에서 맨 발로 다니면 상처가 생길 수 있으므로 가급적 발을 보호해줄 수 있는 편한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다. 찬 물은 혈액순환에 좋지 않기 때문에 계곡ㆍ바닷물에 너무 오랫동안 발을 담그지 않는 것이 좋다. 발을 말릴 때는 손가락 끝에 수건을 말아 톡톡 두드리듯 부드럽게 닦아낸다. 여름에는 무좀이 심해지기 쉬우므로 땀이 차지 않도록 통풍이 잘 되는 운동화를 신고, 잘 닦는 것이 중요하다. 발이 너무 건조하면 갈라질 위험이 있으므로 발 뒷꿈치를 중심으로 보습크림을 발라 적당한 보습을 유지해야 한다. ◇인슐린 주사제는 아이스박스에 보관= 여름 휴가를 떠나서도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은 혈당관리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혈당측정기를 꼭 휴대해 혈당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고, 비행기를 장시간 타는 경우에는 인슐린 주사제를 휴대해야 한다. 인슐린 주사제는 상온에 보관해도 무방한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높은 온도에서는 약효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아이스박스를 이용해 4~20℃의 온도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시차가 나는 외국으로 여행을 가는 경우에는 의사와 상담해 인슐린 투여량을 조절해야 한다. 12시간 정도 시차가 난다면 출발일 아침에는 투약량을 반으로 줄이고, 도착한 다음 날부터 평소 투약량을 주사하는 게 좋다. ◇수영 후 귀 잘 말려야= 고령의 당뇨병 환자들은 물놀이 후 귀에 남아 있는 물로 인해 습기가 차고 모공ㆍ땀샘 등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외이도염으로 인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수영을 한 뒤에는 귀를 잘 말리고 귀가 아프거나 진물이 나면 반드시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열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에 한 낮에는 등산ㆍ수상 스포츠 등의 야외활동을 피하는 게 좋다. 운동 후에는 주스ㆍ탄산음료보다 생수를 마시는 것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 ◇해외여행시 평소보다 식사량 줄여야= 더운 날씨에는 입맛이 떨어지기 쉽다. 끼니 대신 식사 대용으로 면ㆍ감자ㆍ과일 등의 간식을 많이 섭취하게 된다. 밥 1/3공기는 식빵 한쪽, 삶은 국수 1/2공기, 감자 1개와 칼로리가 같으므로 입맛이 없어 대체식사를 할 경우 이를 참고해 적정 칼로리를 섭취하도록 한다. 특히 과일은 수분이 많아 많이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박 한쪽이나 포도 19알, 참외 1/2개에는 밥 1/6공기와 같은 칼로리와 당질이 들어 있는 만큼 먹는 양을 적당히 조절하도록 한다. 휴가철에 무리하게 활동하면 쉽게 피로해져 혈당이 심하게 변할 수 있으므로 사탕ㆍ과일주스 등을 항상 휴대해 저혈당증상이 올 경우에 대비한다. 또한 해외여행을 갈 경우 조리법ㆍ재료가 생소한 음식은 칼로리 파악이 힘들기 때문에 평소보다 약간 적게 먹고, 기름기ㆍ향신료가 많이 들어가는 중국ㆍ태국 음식 등은 재료를 확인하고 먹도록 한다. 탄산음료ㆍ과일주스 등은 무설탕 음료라고 해도 과당 대신 올리고당이 첨가돼 있어 혈당을 올리기 때문에 생수ㆍ녹차를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마시도록 한다 박성우 강북삼성병원 당뇨전문센터 소장은 “여름철은 야외활동과 더운 날씨로 인한 탈수ㆍ식욕부진 등으로 혈당 조절이 매우 힘든 계절”이라며 “방심했다가는 심한 합병증으로 고생하게 될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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