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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진료도 한계 의료공황 심각

응급진료도 한계 의료공황 심각[집단폐업 3일째] 의료진 피로 누적확산 우려 의료계의 집단폐업 3일째인 22일 전국의 대학·종합 병원 등에는 연일 응급환자들이 몰리는 바람에 진료체제가 한계점에 도달했다. 특히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도 이날까지 정부가 의약분업 보완책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사퇴서를 내고 23일부터 진료에서 손을 떼기로 해 진료공백이 최악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시작됐으나 대한의사협회측은 정작 「5~7일간의 타협 없는 폐업투쟁」을 내부지침으로 결정한 것으로 드러나 사태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의료에 대한 패닉현상까지 나타나면서 대형약국에서는 「약 사재기」가 극심해 의약품 품귀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더구나 진료에 투입된 의사들과 간호사들의 피로가 누적돼 진료부실에 따른 의료사고마저 우려되고 있다. 24시간 운영중인 보건소는 물론 전공의 대신 중·장년 의사들이 수십년만에 응급실 근무에 나선 종합병원에서는 지친 모습이 역력한 의사들이 환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한대병원 정모(57) 교수는 『응급실 근무를 해본 지 벌써 20년이 넘어 응급환자처치 요령도 기억이 안 날때가 있는데 피로까지 겹쳐 큰 일』이라고 말했다. 같은 병원 이모(54) 교수도 『응급환자는 신속 정확한 판단이 요구되는데 내 몸이 정상이 아니어서 혹시라도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24시간 운영체제에 들어간 보건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양천구 보건소 의사인 안모(48)씨는 『어제는 환자가 너무 많아 어지럼증이 일어 진료에 차질을 빚을까봐 잠시 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환자가 사망하는 의료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의약분업정착시민운동본부가 운영하고 있는 「집단폐업신고센터」에는 대형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거부당한 뒤 숨지거나 혼수상태에 빠진 뇌출혈환자 등 10여건의 피해사례가 접수됐다. 가정불화를 비관해 여관에서 농약을 마신 30대가 의료진부족으로 위세척을 받지 못한 채 병원 3곳을 옮겨다니다 숨졌는가 하면 사무실에서 근무중 뇌출혈로 쓰러진 김모씨가 이날 서울 모 대학병원에서 뇌출혈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병원측이 『중환자실이 모두 차서 수술할 수 없다』고 해 사경을 헤매고 있다. 의료계가 이런저런 이유로 진료를 거부함에 따라 환자들은 「공포」를 느끼며 불만이 폭발직전에 이르고 있다. 일부 대형병원 응급실 환자들은 병원측의 잇따른 퇴원종용에도 불구하고 『이대로 돌아갈 수 없다』며 퇴원을 거부하며 사실상 병상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전국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진료를 받게 해달라』며 의료진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응급실을 찾는 환자와 당직의사가 다투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이날 오전5시20분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근육경련을 호소하며 찾아왔던 양모(33)씨가 근육진통제 주사와 약만을 처방하는 의료진에게 이의를 제기하며 고성이 오가는 등 심하게 다퉜다. 세 살난 아이가 이틀째 고열을 앓아 서울S의료원을 찾은 김모(32)씨는 『만일 아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면 의사들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울먹여 앞으로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을 경우 시민과 의사간의 집단적인 갈등이 심각해질 것임을 예고했다. 한영일기자HANUL@SED.CO.KR 입력시간 2000/06/22 18:4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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