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방송사들이 부처님 오신날(26일)을 맞이해 다채로운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올해는 예년에 반복됐던 재탕 방영에서 벗어나 그간 불교계에서 조차 소외되고 알려지지 않았던 모습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아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내용을 갖추고 있다. KBS는 베스트셀러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저자로 잘 알려진 외국인 승려 현각 스님이 출연하는 ‘현각 스님, 유럽을 가다’(사진ㆍ1TV 25일 오후10시)를 방영한다. 현각 스님은 프랑스 공영방송 F2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만남, 영국 옥스포드대 강연 등을 갖았다. 그의 유럽 불교기행을 통해 동서양을 포용하는 불교의 기본 정신에 대해 알아 본다. 또 1TV 수요기획(26일, 6월2일 밤12시)에선 16세기 티벳의 원형을 고스란히 지니며 좀처럼 외지인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히말라야 무스탕 지역을 집중 취재한 ‘은둔의 땅 무스탕’을 2주에 거쳐 방송한다. MBC는 우리 불교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비구니 세계를 다룬 특집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大自由人-한국의 비구니’(26일 오후10시50분)은 수행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 그간 대중매체에 의해 잘못 비춰진 비구니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고 ‘수행자’로서 지내온 그들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MBC 심야스페셜 ‘49재’(25일 밤12시20분)에선 불교의 전통과 ‘효’ 문화의 접합체인 49재를 통해 인간 죽음의 의미와 망자를 되새기는 제례의 가치를 돌이켜 본다. SBS는 25일 ‘길 위에 희망이 있었네’(오후 2시10분)에서 불교 고유의 문화인 탁발순례를 살핀다. 국내 불교계에서 잘 다루지 않는 공동체, 생명에 대한 화두를 연구하는 도법 스님과 수경 스님을 밀착 취재한다. 그들이 밥과 마음을 빌리는 탁발 순례에 나서게 된 사연을 알아보고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생명 평화에 대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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