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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 대항` 뭉치는 토종자본
입력2003-12-01 00:00:00
수정
2003.12.01 00:00:00
남대희 기자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기관 독식현상이 심화하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한 토종 자본의 결속 움직임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익명을 요구한 금융계 한 관계자는 “현재 민영화가 추진되고 있는 우리금융그룹이 외국인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현재 국내 금융전업그룹의 경우 자금력이 마땅치 않아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금융기관이 줄줄이 외국인 손에 넘어가는 것도 문제지만, 국내 기업금융의 총대를 메고 있는 우리금융마저 외국자본에 팔려간다면 국가 금융정책이 마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기관투자가와 개인 등을 대상으로 대규모 투자 펀드를 조성, 우리금융 지분매입에 참여하는 등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LG카드마저 외국인들이 눈독을 들이자 국내 금융기관에서 투자자의 돈을 모아 이를 인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금융기관 뿐 아니라 외국인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무방비로 노출된 국내 기업을 방어하기 위한 움직임도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일고 있다.
KTB네트워크 권오용 상무는 “토종기업이 해외에 팔리는 것을 막기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지분을 사는 투자회사가 필요하다”며 “거대한 외국인 `큰 손`에 버금가는 한국 투자회사를 육성하는 것만이 산업과 가계가 살고 국부유출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400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을 산업 자금화하려면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가 투자업에 관심을 갖고 금융의 지렛대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기관이 앞장서면 개인들도 따라 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최근 1,000억원 규모의 프라이빗 에쿼티펀드(사모펀드의 일종)를 만들어 기업구조조정이나 M&A 시장 등에서 적극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현주 사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전체 주식의 40%를 차지했는데, 투자자산을 운용하는 투신운용사마저 외국인들이 지배하면 한국 자본시장은 물론 기업들도 외국인의 지배하에 들어가 자본주권(資本主權)이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남대희 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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