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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총리후보 사퇴] 새 후보 정치인 급부상… '책임총리' 여부 따라 대상자 갈려

● 책임총리로 간다면<br>김문수·김종인 거론되지만 소신 강해 부담<br>● 책임총리 아니라면<br>황우여·강창희·이완구·한광옥 등 하마평

안대희·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잇따라 여론검증의 벽을 넘지 못하고 낙마하면서 차기 총리는 국민검증을 통과한 정치인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연이은 인사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전관예우' 논란이 있는 법조인이나 '논문 표절'에서 자유롭지 못한 학계 인사보다는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이 크고 국정을 힘있게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권 인사가 제격이라는 것이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관피아(관료+마피아) 적폐 해소 등 관피아 개혁의 적임자로는 정치인이 꼽힌다"면서도 "국민들께서 정치인에 대해서는 관료나 법조인·학자 수준의 도덕성보다는 리더십·포용력·정책능력을 요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현 정국에 대한 위기의식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총리 후보자의 유형이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비상시국이라는 판단이 서 책임총리에 준하는 권한을 부여하겠다면 김문수 경기지사와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조순형 전 의원이 물망에 오른다. 이는 '세월호 참사' 정국에서 강골 검사 출신인 안대희 전 대법관을 총리로 지명했을 때를 연상하면 된다.

김 지사는 안 전 대법관 지명 당시 2배수까지 추천됐을 정도로 청와대에서 심각하게 검토한 적도 있다. 다만 박 대통령 입장에서 잠재적 대권주자인 김 지사를 총리로 지명하는 데 따른 부담감이 관건이다. 미래권력을 노리는 입장에서 박 대통령에 맞서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제민주화의 상징 격으로 불리는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박 대통령이 위기 상황이라고 인식하면 꺼낼 수 있는 카드이나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수석은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으로 박 대통령의 당선에 많은 공을 세웠으나 정작 집권 뒤 경제민주화 카드가 후퇴하면서 권력 밖으로 밀려나 있다.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조 전 의원은 정치적 욕심이 없어 강점으로 소신이 강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집권 2년차라는 점에서 총리에게 권력을 일부라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면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나 강창희 전 국회의장,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황 대표의 경우 최근 국회의장 선거에서는 낙선했지만 그동안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대표를 잇따라 지낸 관록이 있어 박 대통령의 뜻을 잘 받들어 '국가개조'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황 대표 시절 원내대표를 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실세로 떠올라 당시 국회선진화법을 놓고 빚어졌던 두 사람의 암묵적 갈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 전 의장의 경우 충청 출신으로 의장 시절 야당과도 원만한 관계를 지속했던 강점이 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대놓고 강 전 의장을 차기 총리로 선호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박 대통령 당선의 원로공신들인 '7인회' 멤버로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 '7인회'에 대해 뒷말이 나오는 상황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국가 서열 2위의 국회의장 출신이 총리로 갈 경우 3권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신뢰를 받아 원내대표까지 올랐고 충남지사를 역임하는 등 행정경험이 풍부한 점이 강점이다. 하지만 취임한 지 40여일밖에 안 된 원내대표라는 점에서 차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 밖에 충청 출신인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도 문창극 전 후보자를 고를 당시 깊숙이 검토된 카드이다. 범동교동계 출신인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 등도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을 지지해 화합카드로 쓸 수도 있다. 박준영 전남지사 역시 화합카드 중 하나다. 하지만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언론의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 가운데 일부는 이미 인사 스크린을 해본 결과 크고 작은 하자가 발견돼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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