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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행장 독직’… 은행권 휘청

◎비리도 나쁘지만 투서 풍토도 큰 문제/“왜 시중은만 희생양이냐” 일부 불만은행권이 사정바람에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1∼2개월전부터 금융권에 나 돈 은행장 사정설에 이어 22일 손홍균서울은행장이 전격 구속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중은행들은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초긴장상태에서 주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은행관계자들은 밑도 끝도 없이 나도는 금융계 사정루머와 「사정정치」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또 서울은행 역대 행장들이 대부분 중도퇴임한 근본원인이 합병에 따른 후유증을 극복치 못한데 있다고 보고 무리한 합병추진을 해서는 안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2개월전부터 은행권에는 대출비리, 사생활의 문제, 실명제 위반 등과 관련해 10여명의 은행장들이 사정대상이라는 루머가 광범위하게 퍼져있었다』며 『이러한 환경에서 은행경쟁력을 키우고 발전을 이루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은행장 사정이라고 하는 루머자체만으로도 일정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만일 이같은 루머에 의존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집중되고 있는 사정정치에 대한 불만도 높다. 한 시중은행장은 『언제까지 시중은행을 희생양으로 한 사정정치가 지속돼야 하느냐』며 『격변하는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포용하는 분위기가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 내부적으로 이러한 루머나 사정정치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내부비판도 많다. 검찰이나 감사원 등 사정당국에 은행의 비리를 고자질하는 투서가 바로 그것. 주인이 없는 은행에서 은행고위층에 대한 인사는 정부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고 이는 바로 「투서가 난무하는 현상」으로 이어져 루머나 사정정치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것. 은행발전의 척도는 해당은행에 대한 투서의 양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한편 한 시중은행 임원은 『금융시장 개방을 앞두고 국내 금융기관의 대형화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서울은행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합병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보장없이 무리하게 합병을 추진할 경우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안의식> ◎재경원·금융가 표정/「내사설이 현실로」 타은행 초긴장/재경원선 “행장독주 견제장치 필요” 은근 강조/서울은 93년후 3번째… ‘자생력 잃은것 아니냐’ ○…재정경제원은 꾸준히 나돌던 은행장 사정설이 손홍균 서울은행장의 구속으로 사실임이 확인되자 금융기관 사정이 어디까지 확대될 지 궁금해 하는 표정들. 재경원은 은행장의 잇단 독직사건과 관련, 은행장이 모든 권한을 독점하고 있는 현행 은행경영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행장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현재 재경원이 추진중인 비상임이사 중심 이사회 도입의 필요성을 은근히 강조. 한편 손행장은 서울신탁은행 전무에서 한국투신 사장(92년)으로, 한투사장에서 서울은행장(94년)으로 복귀할 때마다 민주계 핵심실세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해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민주계 실세의 정치적 위상 변화와 연결지어 추측하기도.<최창환> ○…은행권은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금융계 사정이 현실로 나타나자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 특히 검찰쪽에서 『소환대상 은행장들이 세명까지 될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자 각 은행임직원들은 온갖 연줄을 동원, 수소문하기에 분주. 추가소환대상 은행장으로 거론되는 은행들은 「해당무」라며 소문을 잠재우기에 진력.<안의식> ○…손홍균 서울은행장이 대출관련 커미션수수와 관련, 전격 검찰에 소환되자 금융기관 감독기관인 은행감독원은 검찰의 수사추이를 관망한다는 입장을 견지. 은감원은 정기검사에서 은행감독원의 여신관리규정상 위규사항은 적발된 바 없고 다만 여신심사에 있어서의 일부 부적절한 부분에 대해 주의적 기관경고를 내린 바 있으므로 감독기관으로서의 임무는 다했다는 것. 한편 한국은행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손행장이 사법처리될 경우 서울은행 행장으로서는 지난 93년3월 김준협전행장, 94년1월 김영석전행장에 이어 문민정부들어 벌써 3번째로 행장이 사법처리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됨으로써 민영은행으로서의 자생력을 이미 상실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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