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등 자동차업계 부분 파업의 여파로 지난달 수출이 뒷걸음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수출이 전년 대비 0.1% 감소한 463억1,100만달러(잠정치)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올해 수출 실적은 지난 5월 1.5% 줄었다가 6월(2.5%), 7월(5.4%) 연속 상승세를 보였으나 지난달 3개월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권평오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전년 대비 조업 일수가 하루 줄었고 자동차업계 파업 등의 영향이 나타나 수출이 감소했다"며 "다만 일평균 수출액은 20억6,000만달러로 전년의 19억7,000만달러보다 늘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 수출이 전년 대비 16.9% 줄어 하락 폭이 컸다. 현대·기아차 노조가 지난달 22일 이후 잔업 및 특근을 거부하면서 생산량이 줄었고 휴가 일수 조정도 영향을 미쳤다. 산업부는 조업일수 1일 감소로 3억달러의 수출이 줄었고 하계휴가와 파업은 각각 9억달러, 4억5,000만달러의 수출 감소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수출은 우리 전체 수출의 약 14%를 차지한다.
반면 자동차를 제외한 주력품목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미·중 시장 호조로 철강 수출이 같은 기간 9.5% 늘었고 LG전자 스마트폰인 G3 공급 증가로 무선통신기기 수출 역시 8.7% 상승했다. 선박(7.5%), 석유제품(6.7%), 석유화학(5.6%), 반도체(5.1%) 등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역별 수출은 선진국 중심으로 호조세를 이어갔다. 대(對)미국 수출이 7.1% 늘었고 대유럽연합(EU) 수출 역시 9.7% 상승했다. 다만 대중국 수출은 5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국이 전략적으로 설비투자에 나서 철강·석유 제품 산이 늘어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중국 내수시장 진출 확대 방안을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해 대중 수출 감소 현상에 대응할 계획이다. .
지난달 수입은 428억7,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올해 수입 실적은 1월 1.2% 감소한 후 7개월 연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원유와 석유제품·철강 등 원자재와 자동차를 비롯한 소비재 수입이 주로 늘었으나 기계 설비 등 자본재 수입은 감소했다. 원유의 경우 도입단가와 도입물량이 모두 늘어 수입액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8월 34억700만달러를 나타내 31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중국과 미국에서는 흑자를 보는 반면 일본과 EU 등에서는 적자를 보는 구조다. 하지만 대중국 수출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향후 무역 수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 실장은 "선진국 시장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향후 수출은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일부 완성차 업체의 부분파업이 언제 해소될지에 따라 9월 수출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