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온라인 게임의 선구자인 엔씨소프트에게도 중국 시장의 벽은 높았다. 지금까지 독자적으로 중국 시장에 자사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 시리즈를 서비스 하던 엔씨소프트가 중국 1위 온라인 게임업체 샨다와 손을 잡고 간접 진출 방식으로 중국 시장 공략전략을 바꾸었다. 엔씨소프트는 중국법인인 엔씨소프트 차이나의 지분 30%를 샨다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에 매각했다고 7일 밝혔다. 샨다는 엔씨소프트의 기대작인 아이온의 중국 서비스를 담당하게 됐다. 엔씨소프트가 간접 진출 전략으로 바꾼 배경은 그동안 일관되게 추진해왔던 독자진출 모델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대부분 국내 업체들이 게임 판권을 판매하고 계약금과 로열티를 얻는 대신 엔씨소프트는 직접 서비스를 통한 과금 수입이 전부였다. 현지 업체와 경쟁하기에는 마케팅 역량이 부족했고 그 결과 엔씨차이나는 연간 매출액이 100억원에도 이르지 못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엔씨소프트는 중국 당국이 규제강화 입장을 밝히자 더 이상 독자 서비스 모델을 유지하는 것이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당국과 이렇다 할 선이 없는 엔씨소프트로서는 중국 정부의 외산 온라인 게임 쿼터제의 규제 대상 1순위로 지목되어 왔다. 현지 1위 온라인 게임 업체를 통해 서비스하면 이러한 규제의 대상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엔씨소프트는 샨다의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마케팅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불법 사설 서버를 단속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와 공안 당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엔씨소프트가 얻을 수 있는 반사이익은 막대한 게임 수출 금액 이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지금까지 한국 게임의 중국 수출 중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샨다와 제휴를 계기로 중국 시장에서 엔씨소프트 차이나가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차이나는 지난 2003년 중국의 시나닷컴과 합작회사로 설립됐다가 지난 해 엔씨소프트가 3월 시나닷컴의 지분을 전량 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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