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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리포트] 2000년 미국 선거 관전 포인트
입력2000-11-01 00:00:00
수정
2000.11.01 00:00:00
[월가 리포트] 2000년 미국 선거 관전 포인트
2000년 미국 대통령선거는 40년만에 가장 치열한 접전을 기록하고 있다. 공화당의 조지 W 부시와 민주당의 앨 고어후보가 각각 전당대회직후 큰 폭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공개토론회 이후 부시가 오차율범위 내에서 소폭 앞서있다는 게 여론조사 결과다.
워싱턴의 구닥다리들과는 다른 참신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운 부시후보와 부통령으로서 지난 8년간의 경제호황을 주도해온 점을 앞세운 고어후보는 각각 유권자들의 `감성'과 `이성'에 호소하고 있다.
또 고어는 부시가 대기업, 부자들의 편이라고 공격하면서 보다 많은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부시는 고어가 편가르기에 나서면서 미국인들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재임기간동안 최소한 3명, 많게는 5명의 대법관을 임명하게 되는 점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향후 20~30년간 미국사회를 좌지우지할 대법원의 판도를 그려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워낙 치열한 접전을 벌이다보니 이번 선거에서 자칫 득표율에서 앞선 후보가 선거에는 패배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별로 득표율이 앞선 후보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독특한 간접선거방식 때문에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1888년 이후 이런 일은 한번도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워낙 치열하기 때문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선거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또 녹색당 랠프 네이더의 5% 득표율 달성여부도 관심거리. 사실 부시와 고어의 치열한 접전도 어찌보면 네이더 때문이다. 민주당의 아성인 오레곤, 워싱턴, 미네소타, 위스컨신, 뉴멕시코 등이 네이더 때문에 부시와 고어의 접전지역으로 변했다. 심지어 선거인단 숫자가 가장 많은데도 지난 8년간 공화당 후보가 아예 선거운동을 포기했던 캘리포니아지역마저 네이더 때문에 공화당에 넘어갈지 모를 상황이다.
녹색당의 목표는 5% 득표율을 기록하는 것. 이 경우 연방정부에서 700만달러이상의 보조금이 나온다. 민주당측은 네이더 때문에 고어가 패배할 수 있다며 네이더에게 접전지역에서 고어를 지지해달라고 압력을 넣고 있지만 녹색당은 오히려 뉴욕주같은 곳에서 고어의 승리가 확실하니까 수백만달러의 환경운동자금 마련을 위해 네이더에게도 표를 나눠달라고 광고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릭 라지오가 벌이는 뉴욕주 상원의원 선거와 수천만달러를 퍼붓고 있는 뉴저지주 상원의원 선거도 관심거리다.
힐러리가 어찌 보면 무명에 가까웠던 라지오후보에게 바짝 추격당하고 있는데 대해 뉴욕주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골수 공화당원들이 힐러리 싹자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많다. 힐러리가 정치권 진입에 성공, 대통령후보로 나서는 경우를 우려하는 공화당의 총체적 공격이라는 것이다.
뉴저지 상원의원에 출마한 민주당의 존 코자인 후보는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출신. 그는 예비선거에서만 3,000만달러이상을 썼고, 현재까지 6,500만달러를 지출했다. 돈을 앞세워 큰 폭으로 리드하던 코자인은 최근 뉴욕타임스, 뉴욕포스트 등 뉴저지주변 유력신문들이 일제히 `돈 정치'를 반대하며 공화당의 밥 프랭크 후보를 지지한 탓인지 요즘 추격권으로 밀렸다. 뉴욕타임스 등은 코자인의 정책은 지지하지만 돈으로 유권자를 사려는 그의 행태를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
입력시간 2000/11/0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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