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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유일 ‘여성 낙원’ 붕괴위기
입력2003-06-26 00:00:00
수정
2003.06.26 00:00:00
여성으로 살아가기 고달픈 인도에서 유일한 여성 낙원이었던 한 부족사회가 차츰 붕괴되고 있다.
BBC 방송은 24일 인도 북동부 메갈라야주(州)의 모계사회 전통이 다른 지역 문화의 침투로 도전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갈라야주는 막내딸이 재산의 대부분을 상속받고 어머니가 집안 대소사를 결정하는 카시, 자인샤 부족의 전통이 강해 인도에서는 유일하게 딸들이 대접받는 지역이다.
다른 지역과 달리 이곳에는 결혼할 때 신부가 남편 집안에 가져가는 지참금 제도가 없는 것은 물론 남아 출산을 오히려 꺼리는 풍토가 강하다. 인도 전체의 남아선호율이 73%나 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곳 여성들은 “주부가 없으면 가정은 쓰러진다. 내 남편은 밥벌이도 할 줄 모른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고 다닌다. 6년 전에는 오죽했으면 남성들이 상속권과 가사결정권을 남녀가 나눠 가져야 한다며 남성해방조직(SRT)까지 만들었겠는가.
이 단체 대표 존 링도는 “여자들 힘이 너무 센 나머지 남성은 아무런 책임감을 못 느끼게 돼 술과 마약으로 무위도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개탄했다.
하지만 메갈라야주 남성들의 다른 지역 출입이 잦아지고 타 지역 주민과의 결혼이 늘면서 모계 전통은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지참금이 적다는 이유로 여성을 학대하는 등 인도 사회 전반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영화들이 이곳 `무지렁이` 남성들을 자극하고 있다.
남성들의 조직적인 저항은 아직 미미하지만 최근에는 계부가 의붓딸을 성폭행하거나 임산부를 때리는 등의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영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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