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이용 억제책의 하나로 택시권(券)과 업무택시제 도입 등 택시를 활용하는 방안이 잇달아 제시돼 정책으로 구체화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대책이 현실화되면 장기불황에 허덕이는 택시업계를 살리면서 ‘나 홀로 출근차량’ 등 승용차 통행을 줄여 교통흐름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최근 “쇼핑목적의 승용차 통행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쇼핑센터 고객에게 시간 또는 금액에 제한이 있는 택시권을 배부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시에 건의했다. 짧은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쇼핑객들이 승용차를 많이 끌고 다니는 이유는 운반해야 하는 짐이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 쇼핑금액에 따라 주차비를 무료ㆍ할인해주는 서비스와 같은 차원에서 택시를 일정 시간 또는 금액만큼 무료로 탈 수 있는 택시권을 줘야 한다는 것. 이와 함께 기존 쇼핑센터 주차공간을 축소해 택시 대기공간을 마련할 경우 승용차 억제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출퇴근 때 ‘나 홀로 승용차’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는 업무택시제 도입이 떠오르고 있다. 시정연과 업계가 내놓은 이 제도는 기업체에서 회사보유 차량을 없애는 대신 택시업체와 계약을 체결, 직원들이 업무목적의 차량이 필요할 때 콜택시를 이용하도록 하자는 게 골자다. 직원들은 회사에서 받은 쿠퐁을 내고 택시기사는 영수증을 발급하게 된다. 자율요일제를 지키지 않으면서까지 승용차로 출근하는 요인으로 ‘출근 후 개인용무 및 업무’가 가장 많이 꼽히고 있어 이를 해소하자는 목적이다. 더불어 과당경쟁과 경기침체로 크게 위축된 택시사업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지난 99년 80%에 육박하던 서울시내 택시가동률은 지난해 60%로 뚝 떨어지는 등 택시업계의 불경기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구체적인 안이 마련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 교통국의 한 관계자는 “기업과의 논의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는 힘들지만 보다 자세한 방안이 나올 경우 교통수요 관리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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