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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젊은이 사랑영화 제작 붐
입력2003-07-29 00:00:00
수정
2003.07.29 00:00:00
박연우 기자
멋진 스타일과 세련된 매너로 `작업`왕의 명예를 얻지만 학점이 모자라 `과탈락`이라는 위기에 놓인 남쪽의 김철수와 엘리트 여대생으로 높은 콧대와 자존심을 자랑하는 북한 여성 오영희. 이 둘은 각각 남과 북의 대학생 대표로 고구려 상통고분 옌볜 고분 발굴단에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오로지 머릿속에 여자 생각밖에 없는 철수는 자신의 바람기가 작동해 사상 최초로 영희에게 멈출 수 없는 운명의 `작업`에 들어간다. (`남남북녀`)
학원가로 잘 알려진 노량진 앞에는 늘 사람으로 북적대는 패스트 푸드 점이 있다. 대부분이 재수생으로 그곳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효진을 보기위해서다. 삼수생 최고봉 역시 효진에게 온통 마음을 빼앗기고, 친구들과 함께 `그녀를 모른 간첩`이라는 `얼짱(얼굴 최고미인)`사이트를 만들어 그녀의 사진을 공개하고, 그로 인해 효진아 대한민국 전국 남고생들사이에서 `그녀를 모르면 간첩`이 될 정도로 유명해진다.(`그녀를 모르면 간첩`)
휴전 50년을 맞은 요즘 `북핵`의 문제로 남북간ㆍ북미간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영화계나 TV 드라마 소재에서는 대치하고 있는 남북한의 모습이 아니고, 지난해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보여줬던 북한 미녀들의 응원단이나 앞으로 있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할 응원단들의 빼어난 미모와 발랄한 모습에 대한 호기심에 카메라를 들이된다.
영화는 대부분이 코믹물로 현재 촬영을 마쳤거나 제작에 들어갈 영화는 5편. `남남북녀`(제작 아시아라인), `동해물과 백두산이`(제작 주머니필름), `그녀를 모르면 간첩`(제작 M3엔터테인먼트)을 비롯해 이경규의 연출 복귀작 `우리가 몰랐던 세상`. 여기에 1978년 납북됐다 86년 탈북한 신상옥감독이 북한의 인권문제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것이라는 보도가 있으니 그 어느때보다 제작이 활발하다. 이같이 마음속의 `휴전선`그늘을 벗겨내는데 노력했던 영화로는 `간철 리철진``이중간첩` `휘파람 공주`등이 있었다. TV에서는 MBC가 정전 50주년 특집 드라마 `2003 신(新) 견우직녀`가 지난 18일 방송됐고, 그에 앞서 1995년 SBS에서 특집극으로 `해빙`을 방송했다.
8월14일 개봉될 `남남북녀`는 남북한 합작 1호 부부만들기로 주인공 남녀가 정보원 자녀로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가능케 하기 위해 남북의 청춘남녀가 벌이는 좌충우돌 이야기다. 배우 정준호가 제작과 주연을 맡은 영화 `동해물과 백두산이`는 북한 병사들의남한 표류기다. 해안 초소의 북한군 `동해`와 `백두`가 우연히 남한으로 떼밀려 와 황당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는 것이 주요 내용.
최근 김정화를 캐스팅하고 9월께 촬영에 들어갈 예정인 `그녀를 모르면 간첩`은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진 제목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실제 `그녀는 간첩`이라는 엄청난 사실이 밝혀지면서 벌어지는 경쾌한 신세대 로맨틱 코미디다.
이경규의 연출 복귀작 `우리가 몰랐던 세상`도 간첩이 등장하는 영화. 20년 전의 남한 실상을 바탕으로 교육을 받던 간첩이 남한에 내려와서 겪는 문화충돌을 소재로 한다.
이렇게 간첩이나 북한군, 북한 여성 등이 영화의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은 가까우면서도 멀리 있는 듯하던 북한이 좀더 친근한 존재가 됐다는 증거다.
`그녀를…`의 한 관계자는 “`간첩`은 로맨틱 코미디인 이 영화에서 소재로만 등장할 뿐”이라고 전제한 뒤 “소재를 왜곡할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영화에 대한 해외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요즘 `그녀를…`의 시나리오를 본 일본, 홍콩 등 아시아 투자자들이 제2의 `엽기적인 그녀`라며 긍정적인 투자 유치 의견을 비췄고, 현재는 투자조건에 대한 협의중에 있다. 미국 할리우드 메이저급 영화사와는 리메이크 판권 판매도 진행중에 있어 영화`그녀를…` 기획의 참신함을 세계에서 먼저 인정받고 있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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