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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극계 '빈익빈 부익부' 심화

대형극단, 연극열전2·국공립단체 행사로 성장세<br>중소극단은 '사랑티켓'예산등 줄어 고전 불가피

늘근 도둑이야기

서툰사람들

올해 연극계의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4년 만에 부활한 연극열전2와 국공립 단체들이 참여한 신극 100주년 행사 등 굵직한 무대들이 잇달아 오르면서 올해 연극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대형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중소 극단들은 고난의 시기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연극시장 판 커질 듯= 지난해 12월 7일 개막한 장진 연출의 연극 ‘서툰사람들’은 연극열전2의 첫 작품. 개막 한 달이 지난 현재 객석 점유율은 104%에 이를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한채영ㆍ강성진 등 스타들을 동원해 연극 열풍을 이끌고 있는 것. 4일 개막한 영화감독 김지훈 연출의 ‘늘근 도둑 이야기’ 역시 예매율이 일반 연극보다 훨씬 높은 상태. 약 2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연극열전이 성공할 경우 연극계는 50억 원 이상의 매출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국ㆍ공립단체들의 행사도 줄을 잇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동극장 등 올해 신극 100주년 행사를 준비 중이다. 국내 최초의 신극은 1908년 근대식 극장인 원각사에 오른 ‘은세계’다. 정동극장은 10월 약 3억 원을 투입해 손진책 연출의 ‘은세계’를 공연할 예정. 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연극협회는 3, 6, 12월에 한국 신극 100주년 기념시리즈를 공연한다. 박명성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올해는 대형 기획이 많아 연극 시장이 지난해보다 대폭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랫목은 따뜻… 윗목은 더 추워져= 연극 시장이 성장한다는 보랏빛 전망과 달리 중소 극단들의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듯하다. 무엇보다 중소형 극단에게는 ‘가뭄에 단비’와 같았던 사랑티켓제도 변경으로 어려움이 더 커질 전망이다. 오는 3월부터 제도가 큰폭으로 바뀌면서 앞으로 청소년, 장애인, 65세 이상 노인 등 소외계층만 사랑티켓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김찬동 문화예술위원회 문화위원은 “현재 사랑티켓은 복권기금으로 조달되는데 복권위원회에서 소외계층 지원으로 제도 변경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사랑티켓 예산마저 복권수익금 감소로 인해 지난해 50억 원 규모에서 올해 30억 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결정된 문화예술위원회의 2008년도 공모 사업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 전국소공연장연합회는 최근 예술전용공간지원사업의 선정자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연간 5,000만~1억 원이 지원되는 예술전용공간지원사업에서 일부 연극계 유력 인사 소유의 공연장들이 지난해에 이어 연속 선정됐기 때문. 한 극단 대표는 “당장 지원금이 없으면 코미디물에 공간을 내주거나 연극계를 떠나야 하는 형편인데 지원금은 상대적으로 형편이 좋은 곳으로 몰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특히 개정된 사랑티켓제도의 경우 정극을 올리는 소규모 극단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연극계는 대형극단과 중소형 극단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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