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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수난시대의 소비자선택
입력2003-12-25 00:00:00
수정
2003.12.25 00:00:00
이병관 기자
우리는 지금 먹거리 수난시대를 살고 있다. 국내에선 조류독감이다 돼지콜레라다 해서 방역당국과 축산업계는 물론 유통ㆍ외식 등 연관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터에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국내 수입쇠고기의 44%가 미국산이라는 점에서 연말연시와 구정 등 대량의 육류소비철을 앞두고 쇠고기 수급에 차질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소비위축이 불가피 해졌다. 미국에서는 사료업체 외식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연관산업에 대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아직 피해는 직접적인 연관산업에 국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발병이 확대되고 장기화 할 경우 지난 1996년 영국에서처럼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산업전반에 큰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적으로도 조류독감으로 닭고기와 오리고기의 소비가 급감하고, 돼지콜레라로 인해 돼지고기 소비위축이 우려되는 판에 이번에 광우병 파동으로 육류소비 전반이 영향을 받게 되었다.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잠정 중단키로하고 수급 안정을 위해 호주 뉴질랜드 등 광우병 청정지역으로 수입선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세계 최대의 쇠고기 공급국으로서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중단될 경우 공급물량 확보가 여의치 않을 뿐 아니라 당장 가격이 크게 올라 비용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류독감은 인체에 전염이 되지만 국내에선 아직 인체전염사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열을 가하면 바이러스가 죽게 돼 조리를 해서 먹으면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돼지 콜레라는 인체감염과 무관해 먹어도 문제가 없다.
광우병은 의학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인체에도 감염된다는 것이 통설이다. 지난 1996년 영국에서 13명이 광우병 바이러스로 인한 변형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됐을 때 독성과 치사율이 높지만 감염의 확률은 매우 낮은 편이어서 먹는데 약간의 조심을 하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육류 먹거리 전반에 적신호가 켜져 있는 때에 소비자의 선택은 소비의 중단이 아니라 소비의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어야 하겠다. 또한 방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적은 없다.
그러나 이웃 일본만해도 9마리나 발병했다. 우리나라가 광우병 안전지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조류독감의 경우 철새들에 의해 전염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사실이라면 불가항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보다 철저한 방역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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