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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低 지속…기계·철강 수출 '빨간불'
입력2002-02-19 00:00:00
수정
2002.02.19 00:00:00
총액한도대출 확대등 수출지원책 서둘러야최근 지속적인 엔화 약세에 힘입어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기계ㆍ철강 등 일본과 경쟁하는 품목들의 수출 전선에 빨간 불이 켜졌다.
특히 일본 시장 및 엔화로 거래되는 비중이 높은 아시아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수출이 적지않은 애로를 겪고 있다.
더욱이 일본의 3월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국내 업체들도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오는 3월 말 결산과 함께 일본 금융기관들의 부실규모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면 엔화 약세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전문가들은 일단 일본정부의 외환보유고가 충분해 금융위기가 빚어질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진단한다.
단 금융불안에 실물경제 불황까지 겹쳐 복합불황이 나타나면 지난 97~98년 위기처럼 달러당 140엔대 이하로 하락할 수도 있을 것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엔화가 강세를 나타낸 91년부터 95년까지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율은 14.3%에 달했으나 엔화가 약세기조를 유지한 96~97년에는 4.4%로 크게 떨어졌다.
폴리에스터 섬유분야의 경우 이미 피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업체들이 수출 및 내수가격을 동시에 인하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경쟁력이 취약한 일반기계 부문도 엔화 약세로 일본 제품과의 가격차가 좁혀지면서 수출에 애를 먹고 있다.
자동차는 아직까지 수출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엔화가 달러당 140엔대로 뛰어오를 경우 일본업체들의 가격인하 공세로 적지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산업자원부를 중심으로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우선 산자부는 엔화 약세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19일 무역협회 등 수출지원기관 외환전문가 등으로 수출대책반을 구성했다.
이와 함께 엔화결제 비중이 높은 아시아 시장에 시장개척단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또한 산자부는 수출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은행 총액한도대출 및 산업은행의 외화조달 원화 특별설비자금 확대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출보험공사는 수출실적이 전무한 신규 수출기업에 대해서도 환변동보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현재 20억원 이상으로 돼 있는 부보금액 기준도 10억원 이상으로 낮추고 결제기간(현행 6개월)을 철폐하는 등 환변동보험 가입요건도 대폭 완화할 예정이다.
강삼모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는 급격한 엔약세에 대비해 정부가 기업을 대상으로 환위험 교육을 실시하고 동아시아 국가들과 환율공조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KOTRA도 "실질적인 엔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6~9개월 뒤에는 수출압박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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