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농업협상 2차案발표] 개도국입장 상당부분 수용

세계무역기구(WTO)의 농업협상에서 개도국들의 관세 감축에 우루과이라운드(UR) 방식이 적용될 전망이어서 개도국들이 자신들의 농업 시장에 민감한 농산품을 보호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UR 방식이란 관세 감축에서 일괄적인 감축률을 적용하지 않고 전체 항목의 평균 감축률을 설정, 자국 산업에 민감한 품목에 대해서는 보다 낮은 감축률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그 동안 개도국들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던 것이다. 개도국들은 또 국내 보조금과 수출 보조금에서도 낮은 감축률이 적용될 전망이다.

카를로스 카스티요 WTO 일반이사회 의장은 오는 9월 10일부터 나흘간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될 5차 WTO 각료회의에서 채택할 문서 초안을 25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초안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안에 대해 개도국들이 그 동안 계속해서 요구해왔던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관세 감축의 경우 개도국들에 대해서는 UR 방식을 기본으로 하는 관세감축공식을 적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특별 품목(SP) 개념도 반영됐다. 특별 품목이란 농업산업에 민감한 특정 품목에 대해 보다 낮은 감축률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선진국들에 대해서는 민감 품목에는 UR방식을 적용하되, 나머지는 스위스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국내 보조의 경우 감축보조와 최소허용보조 등 무역 구조를 왜곡시키는 보조금을 감축하도록 의무화하고 있긴 하지만, 개도국들에 대해서는 낮은 감축률과 긴 이행기간 적용, 그리고 최소 혀용보조 감축 면제 등의 우대 사항 등이 새로 추가됐다.

수출 경쟁 분야에도 개도국 우대를 반영, 수출 보조금의 감축 또는 철폐의 이행기간을 길게 하고 수출 농산물에 대한 물류비 지원 등 현행 개도국 우대 수출 보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 하고 있다.

WTO는 이날 발표된 초안을 토대로 칸쿤 각료회의와 이후 바로 열리는 농업분과특별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합의안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초안 역시 농업 협상과 관련된 구체적인 수치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아 각국간 격론이 예상되고 있다.

<최윤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