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정촉진법 3년 더 구조조정기금은 내년말 종료

금융당국 의견 접근

부실기업의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올해 말 만료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을 오는 2016년까지 3년 더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용하는 기업구조조정기금은 예정대로 내년 말에 종료된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방안에 의견을 모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원활한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기촉법을 3년 연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1년 한시법으로 제정된 기촉법은 금융회사 채권을 대상으로 신속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조기에 부실기업을 정상화해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돼왔다. 이에 따라 5년 한시법이던 것이 2007월 다시 3년 한시법으로 부활했고 올해 말까지 3년 더 연장돼 운영돼왔다. 당초 금융당국은 상시 법제화를 추진했으나 법무부가 채권단 이익만 보호하는 법안이라는 논리로 강하게 반발하면서 연장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특히 기촉법은 올 들어 조선ㆍ건설ㆍ해운 등 경기민감 업종의 부실 확대로 STX조선 등이 자율협약에 들어가는 등 워크아웃 중요성이 두드러지면서 법안 연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올해 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500억원을 넘는 대기업 40개가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고 채권단과 워크아웃 약정을 맺고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C등급 기업만 27개나 된다.

정부는 대신 기업 구조조정 잣대를 더 엄격하게 대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들에 자율협약기업의 채무 재조정에 대해서도 해당 여신을 '고정 이하'로 분류하라고 지시했다. 기업대출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 의문, 추정 손실로 나뉘는데 고정 이하부터는 부실채권에 속한다. 이 경우 은행들은 최소 충당금을 3배 이상 쌓아야 하며 STX만 해도 1조5,000억원 넘는 돈이 필요하다.



한편 캠코에 설치된 구조조정기금은 예정대로 2014년 말 운용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기금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설치된 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 인수, 선박 인수 등 2011년 말까지 6조2,000억원을 투입해 11조4,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인수했다. 4월 현재 4조4,000억원이 회수돼 회수율은 70.1%다.

하지만 구조조정기금이 내년 말 종료될 경우 조선ㆍ해운업계는 캠코가 사들였던 선박을 되사야 하는 상황이 된다. 기업구조조정기금 등이 출자해 설립한 선박펀드가 인수한 선박은 33척으로 매입가만 1조599억원이고 이 가운데 4,666억원이 기금에서 나갔다. 선박을 다시 사들이려면 해운사당 최소 2,000억원 이상이 필요해 경영난에 처한 업계로서는 적은 부담이 아니다.

구조조정기금의 종료시한이 연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캠코 관계자는 "기업구조조정기금 운용을 내년 말에 종료하기로 결정했고 연장 논의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