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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주택업체, 화의 통한 재기 모색 잇따라
입력1998-10-11 16:19:00
수정
2002.10.22 10:52:32
은행의 몸사리기로 쓰러진 중소 주택건설업체들이 화의신청을 통해 재기에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는 하나같이 탄탄한 지역 연고를 바탕으로 주택사업만 펼쳐온 전문 업체들이다.
이중 대표적인 업체가 「탑스빌」이란 자체 브랜드로 수준높은 아파트를 선보이며 성장가도를 달려온 영남건설(회장 김연동·金然東).
인천 계산·당하·마전동을 비롯, 중동신도시, 시흥 시화지구, 남양주 창현지구 등지에 1만가구가 넘는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미분양 아파트를 한가구도 기록하지 않을 만큼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금융권 구조조정에 따른 한파를 피하지 못하고 지난 25일 경기은행 본점에 돌아온 기업어음(CP) 219억원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주택시장 침체로 기분양 아파트의 중도금 연체가 불어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 게 주요인이었다.
게다가 금융감독위원회가 퇴출은행을 인수한 은행에 대해 퇴출은행의 특정금전신탁을 인수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업무처리지침을 내린 상태여서 어음 만기연장을 받을 수 없었던 게 결정타로 작용했다.
이에따라 주택공제조합 주택은행 성업공사 등 채권단도 화의 신청에 동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남건설은 부도로 일시 중단한 인천시 서구 마전동, 경기 수원시 정자동, 남양주시 창현지구 등 수도권 3곳에 짓고 있는 3,000가구의 아파트 공사를 이르면 내달초부터 재개할 방침이다.
경기도 파주의 터줏대감으로 알려진 장안종합건설(회장 장철수·張哲洙)도 보증사 부도와 금융경색으로 희생된 업체.
파주지역을 중심으로 8,000여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해온 장안은 그간 건설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내실 경영의 총아」로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올초 연대보증사였던 S사가 부도로 쓰러지면서 자금압박을 받기 시작한데다 주거래은행인 주택은행이 신용점수 하락을 이유로 융자를 끊었다.
게다가 거래은행이던 동남·경기은행이 부실 퇴출은행으로 지정되면서 이들 은행을 인수한 금융기관이 기존 대출금에 대한 조기 상환을 요구하는 한편 어음 만기연장을 거부, 흑자부도를 내고 말았다.
이 회사는 현재 화의절차가 진행중인데 주택공제조합을 포함한 채권단 90% 이상이 화의에 동의한 상태여서 법원에서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한 화의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중견 주택건설업체의 리더격인 동성종합건설(회장 허진석·許眞碩)도 지난달말 주택은행에 돌아온 어음 143억원을 막지 못해 부도를 내고 쓰러진 직후 화의신청에 들어갔다.
특히 지난 7월 한국종합건설 및 동보건설과 3사 합병을 추진하는 등 강력한 자구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특혜시비를 우려한 건설교통부와 주택은행의 몸사리기에 밀려 자구노력이 빛을 못본채 부도를 내고 말았다.
동성종건의 경우 비록 4,000여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국민주택기금 등 주택자금이고 용인시와 광주군 등 수도권 요지에 보유한 택지가 많아 주택경기만 되살아나면 회생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련업계의 평가다.
아울러 주채권기관이 주택은행과 주택공제조합이어서 화의신청에 대한 채권단 동의를 받아내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앞서 경기지역 주택건설업체중 알짜배기의 하나로 손꼽히던 세아(대표 이정모·李定模)도 올 상반기 부도를 내고 쓰러진 뒤 법원의 화의개시결정을 받아 각고의 자구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경영정상화의 일환으로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한편 주택공제조합의 지원을 받아 부도로 중단한 현장에 대한 공사를 조기에 매듭짓기로 하고 사업재개에 나섰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중소 건설사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주택업계를 둘러싼 금융여건상 재무구조가 튼튼하다 하더라도 유동성을 확보에 실패하면 부도를 낼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회생가능성이 높다면 화의신청을 받아들여야만 주택산업의 전면 붕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전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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