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테러 대비하라" 기업들 보안비상
입력2001-09-18 00:00:00
수정
2001.09.18 00:00:00
"비용 높다" 인식탈피 투자확대 움직임
'테러에 대비하라'
미사일 방어망을 갖춘 최고경영자(CEO) 전용기, 회사 주요 임직원에 대한 대(對) 테러리스트 훈련, 지문 감식을 통한 컴퓨터 사용자 확인.
미국이 항공기에 의한 상상을 초월한 테러를 당하면서 미 대통령 등 일부 최고위층의 전유물이던 보안 조치들이 각 기업에서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미국의 항공기 테러에서 확인할 수 있듯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ㆍ온라인화가 여러 가지 이점에도 불구, 테러에 쉽게 노출되는 등의 문제점을 가져 오고 있음을 각인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사이버 테러,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지사와 공장에 대한 보안강화,테러에 의한 재난시 파괴된 자료에 대한 즉각 복구계획 마련 등이 시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테러의 경영학
정부의 주요 부처와 달리 각 기업은 지금까지 테러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 않았던 게 사실.
미국의 보안 컨설팅사인 아크만 그룹의 최고경영자 데니 아크만은 "테러 방지를 위한 보안조치는 이윤을 전혀 만들지 못하는 순수한 비용이란 점 때문에 경영자들은 이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많은 비용을 투자하더라도 테러를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점이 기업인들의 테러 방지를 위한 지출을 자극하지 못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 뉴욕의 보안 컨설팅사 크롤은 미국 기업들이 연간 예산의 5~15% 가량을 보안관련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으나 최근 경기 둔화와 함께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이는 이 같은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이 같은 기업의 인식에 일대 전환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의 온라인화와 세계화를 통해 각 기업의 위험 노출 정도가 상당히 늘어났고, 이번 테러 사태로 막연하게 생각되던 테러 문제가 좀더 구체적인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 테러리즘
각 기업이 우선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로 전문가들은 사이버 테러를 지적하고 있다.
효율성 증대를 위해 주요 업무가 온라인화된 상황에서 이에 대한 공격이 가져다 줄 피해가 어느 때 보다 크기 때문이다.
또 실제 해고로 자기 회사에 불만을 품고 있는 직원 등에 의한 온라인 불법 침입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미 컴퓨터 보안 연구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테러의 개연성이 있는 온라인 불법 침입을 경험한 업체가 전체 조사 기업 중 64%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글로벌화 된 온라인 망을 통해 종교적ㆍ이데올로기적인 이유로 반감을 갖고 있는 특정국가 직원이 전체 온라인을 마비시킬 수 있는 테러도 가능한 상태다.
◇글로벌 리스크 분석
세계 각지에 공장과 지사가 거미줄 망처럼 흩어진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주요 임원에 대한 납치, 공장 등에 대한 테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실제 기업의 인식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크게 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요 90개국에 대한 국가 위험도 분석을 하는 아크만 그룹은 지난 11일의 테러 사태 이후 자사의 웹사이트 방문자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안회사 콜의 로버트 위트만은 "각 기업은 그 동안 해외에 공장을 건설할 경우 인건비ㆍ물류비용ㆍ
투자유치에 따른 혜택 등을 주요 요인으로 삼아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히 뒤"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가 위험도에 대한 가중치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에 파견되는 주요 인사에 대한 경호 조치도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슬람 과격 세력 등 일부 종교 무장단체뿐만 아니라 이들 기업을 자국의 노동력 착취로 규정하고 이를 파괴하려는 극좌 테러리즘 역시 각 기업이 대비해야 할 부문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위험복구 계획수립
온-오프라인 테러를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 일단 테러에 직면했을 경우 빠른 시일 내에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온라인 데이터를 백업해 놓는 것.
재난대비 데이터 백업을 해주는 뉴욕의 컴디스코는 이번 세계무역센터(WTC)에 입주해 있던 35개 기업에 대해 데이터를 완벽하게 복구해 줬다.
이와 함께 WTC에 입주해 있던 주요 금융 업체들도 완벽한 데이터 복구 시스템 도입으로 중요 문서에 대한 손실이 전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파괴를 막기 위해서 값비싼 데이터 복원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 암호관리를 철저히 하고, 일용직 근로자에게 데이터 접근을 제한하는 등의 간단한 조치가 선행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각 기업들이 자사의 상징으로 갖고 있는 고층빌딩, 주요기업 CEO들의 전용기에 대한 보안도 갈수록 중요해 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장순욱기자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