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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조선·해운 대출이 82조 은행 대기업 여신 25%나 쏠려

경기부진 장기화 땐 실물·금융 동반 부실 우려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건설ㆍ조선ㆍ해운 등 3대 취약 업종에 대한 은행권 대출규모가 80조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권 전체 대기업 여신의 25%가 3개 업종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이들 업종은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받는 업종이어서 침체가 장기화하면 금융권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실물 침체와 금융권 시스템 전반의 부실이 동시에 발생하는 악영향이 우려된다.

19일 한국은행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16개 시중은행의 대기업 여신 221조원 가운데 건설ㆍ부동산 부문 여신이 27조원, 조선이 26조원, 해운이 1조6,000억원에 달한다.

모두 합치면 전체 대기업 여신의 25%에 달하는 54조6,000억원이 건설ㆍ조선ㆍ해운 부문에 몰린 셈이다.

여기다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여신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훨씬 커진다. 수출입은행의 건설ㆍ조선ㆍ해운 부문 여신은 12조5,000억원에 달한다. 유동성 위기로 2010년 자율협약에 들어간 성동조선해양에 들어간 돈만 수출입은행의 경우에 보증규모까지 합쳐 2조원에 이르고 있다. 산업은행까지 합치면 국책은행의 세 업종에 대한 여신액은 27조6,0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두 국책은행까지 포함하면 건설ㆍ조선ㆍ해운 부문의 은행권 총 여신액은 무려 82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들 업종은 경기침체에 대단히 민감한 취약 업종이라는 점에서 갈수록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이 해당 업종의 자산ㆍ부채 등을 분석한 결과 앞으로 1년 이내 부도가 날 확률은 건설업이 9.1%, 해운업이 8.5%, 조선업이 5.9%에 달한다.



지난해 건설업의 영업이익률이 0.1%까지 추락하고 해운업은 아예 -3.8%로 적자 상태로 돌아서는 등 업황이 나날이 악화된 결과다.

은행으로서는 이미 이들 업종의 경기침체로 연체가 늘어나는 등 부실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건설업종의 경우 전체 여신 중 연체 발생비율이 13.2%에 달한다. 조선업종도 그 비율이 12.6%에 이른다. 건설ㆍ조선 경기의 침체가 장기화하면 연체여신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은행이 쌓아야 할 충당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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