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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국내 증시를 이끌어온 화장품주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종식과 중국 관광객 복귀에 따라 다시 한 번 주도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생활건강(051900)은 전 거래일 대비 14.15%(10만6,000원) 오른 8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모레G(002790)(3.16%), 아모레퍼시픽(090430)(2.66%), 한국화장품(1.13%) 등도 상승 마감했다.
화장품주는 올 들어 증시를 이끌며 새로운 대표주로 떠올랐지만 메르스 확산 이후 급감한 결과 지난 한 달간 약 3조3,800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도 1.91% 하락하며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화장품주에 대한 실적 컨센서스를 낮추는 등 보수적으로 대응했지만 이날 LG생활건강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도주로서의 화장품주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메르스 여파로 화장품주들의 실적이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는데 LG생활건강이 깜짝실적을 발표하면서 우려가 과했던 것 아니냐는 생각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의 2·4분기 영업이익은 1,6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3% 증가했다. 특히 화장품 부문의 영업이익 성장률이 50.9%로 전 부문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메르스 직격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던 면세점 화장품 성장률도 141%에 달했다. 중국 현지에서의 화장품 사업 매출 성장률도 97.6%로 2013년 이후 분기 최고치를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화장품주의 주가가 LG생활건강의 호실적을 계기로 추세적 반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메르스가 사실상 종식된 상황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돌아오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초 방한하려다 메르스 확진 사태로 취소됐던 중국 단체관광객 3,000여명이 이날부터 한국을 찾았으며 중국 대형 여행사인 완다는 100일 안에 10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한국에 보내는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6~7월을 저점으로 면세점 채널 등에서 중국인 인바운드 회복 속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중국 현지법인과 기타 수출 지역에서의 화장품 업체들의 채널 확장 성과가 구체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다음달 초 실적을 발표할 아모레퍼시픽의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9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씨엔씨(078520)는 21억원으로 흑자전환, 한국콜마(161890)는 163억원으로 19.50%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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