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 해외여행의 가장 큰 바탕은 싼 값에 항공권을 확보하는 것’ 최근 몇 년간 연말연시 가족여행 수요가 늘면서 12월 중순~1월 말 사이가 여행시장 성수기가 됐다. 달리 말하면 연말연시 비행기표 값도 비싸진다는 얘기다. 연말연시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성수기 요금을 내고 여행을 가는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똑같은 비행기를 타고 동일한 등급의 자리에 앉아도 지불한 항공료는 승객마다 다르다는 사실은 이미 상식이다. 때문에 조금만 발품을 팔면 인천-방콕 왕복항공권을 제주도 편도 항공권 값도 안 되는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여행의 달인들만 안다는 할인 항공권 구입 요령을 살펴본다. ◇항공사 할인항공권=대한항공, 아시아나 등은 신규 취항 노선이 생길 때마다 한 달 간 특가 행사를 진행한다. 최근 대한항공은 호주 멜버른 취항 기념 이벤트로, 아시아나는 김포-상하이(홍차오) 노선 운행 기념으로 약 30% 할인된 가격에 항공권을 판매하기도 했다. 마일리지 사용 기회가 적은 여행객이라면 노마일 항공권을 구입해 큰 폭의 할인을 받는 방법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12월1일 출발하는 LA행 항공권이 홈페이지 할인가로 114만원이지만 노마일리지 항공권의 경우 90만원으로 24만이나 저렴하다. 이밖에 각 항공사들은 홈페이지에서 할인항공권 정보를 제공해 여행객들이 24시간 항공편을 검색하고 예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항공사가 취급하는 할인 항공권의 할인폭은 10~40%, 유효기간은 최대 15일이며 인터넷으로 발급하는 E-티켓의 경우 추가 할인을 해준다. 최저가 항공권을 구입하고 싶다면 출발일과 귀국일, 탑승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 비행 일정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적은 이른 아침 혹은 늦은 오후, 특히 일요일에 출발하면 할인폭이 가장 크다. 하지만 최저가 항공권에는 제약이 따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출발ㆍ귀국 일정을 변경하거나 환불할 때 페널티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체류기간도 보통 5~15일, 길어야 한 달 정도로 짧은 편이며 미주, 유럽 지역의 경우 최소 20~30일 전에 발권 해야 한다. ◇여행사 할인항공권=자신의 여행 일정에 맞는 항공권을 최저가에 구입하고 싶다면 전화상담은 필수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원하는 일정과 그에 맞는 항공사를 고른 후 공지한 가격이 낮은 순으로 5~6군데 이상 전화를 걸어 가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가격 상담을 받을 때 말만 잘하면 할인율을 높여주는 경우도 있다는 게 여행사 직원들의 귀띔이다. 단 가격 문의를 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다. 여행사마다 항공권에 적용하는 세금 액수가 다르므로 총액(항공권 가격+세금)을 알아보고 비교해야 한다. 이밖에 ▦전 구간 마일리지 적립이 되는지 ▦리컨펌을 해야하는지 ▦오버부킹이 된 것은 아닌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최저가 항공권의 경우 오버부킹(비행기 좌석 수 이상의 예약을 받는 것)이 많아 리컨펌(예약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것)을 해도 공항에 일찍 가지 않으면 좌석을 배정 받지 못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다른 노력이 없이도 리컨펌만으로 좌석을 확보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밖에 일부 여행사에서는 ‘노마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노마진 프로모션은 여행사가 확보한 할인항공권을 원가에 판매하는 것. 투어익스프레스, 넥스투어, 온라인투어 등의 여행사가 동경, 상하이, LA 등 여행자가 많은 도시에 한해 마진율을 0%로 낮춰 판매한다. 노마진 프로모션을 하는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므로 수시로 여행사 홈페이지를 확인해야 하며 보통 물량이 넉넉하지 않으므로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땡처리항공권=목적지가 일본, 중국,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권이라면 땡처리 항공권을 이용해 볼만하다. 여행사들은 패키지이용객을 위해 항공사에 선금을 내고 항공권을 확보한다. 그런데 선불로 구입한 항공권은 교환, 환불이 안 되므로 판매하지 못 할 경우 여행사가 100% 손해를 보게 된다.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행사들이 선택하는 방안이 땡처리항공권 판매. 출발일에 임박해서도 판매하지 못한 좌석을 원가 이하로 낮춰 떨이판매 하는 것이다. 땡처리항공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은 땡처리여행사(www.ttangcheori.co.kr)와 072에어(072air.com) 등이다. 이들은 주로 출발 3~7일전에 상품을 판매한다. 여행 3~7일 전에 갑작스럽게 일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동행이 있거나 자유롭게 여행 일정을 잡을 수 없는 직장인들의 경우 이용하기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일단 가격을 보면 일정을 맞춰서라도 가고 싶은 것이 땡처리 항공권이다. 지난 10월 1일 판매된 방콕 왕복 항공권의 경우 정상가가 35만원이었지만 6만9,000원에 땡처리 항공권으로 판매, 남아있던 28석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주로 땡처리항공권으로 여행이 가능한 지역은 북경, 상해, 방콕, 푸켓, 마닐라, 세부, 발리 등이며 가뭄에 콩 나듯 미주, 캐나다 지역 항공권도 나온다. 땡처리항공권은 출발일에 임박해 판매하기 때문에 일정변경이 불가능하므로 일정이 확실한 사람만 구입하는 것이 좋다. 또 여행사가 항공사에 항공요금을 100% 선불로 지급하고 판매하는 좌석이기 때문에 확약 후 취소하더라도 전액 환불해주지 않는다. 일반 항공권은 인터넷으로 예약이 가능하고 예약 후에는 정해진 날짜까지 입금을 하면 되지만 땡처리항공권은 전화로 좌석이 남아있는지 확인 한 후 가능한 빨리 입금을 해야 좌석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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