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커진 ‘秋心’

민주당 내부 갈등이 조순형 대표와 추미애 상임중앙위원 간 정면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당의 중진들이 추 위원에 대한 집단적 반격에 나섰다.조ㆍ추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지지했던 중진들 사이에서 조차 추 위원 배제론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오는 등 당내에선 추 위원 비판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선대위 출범도 이달 말 이후로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화갑 전 대표는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독불장군이 꼭 성공하는 건 아니다”고 추 위원을 겨냥했다.

김경재 김영환 상임위원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 “추 위원의 충정은 잘 알지만 지금은 분열의 모습을 보일 때가 아니다”면서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즉시 당무에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재 위원은 “추 위원의 효용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추 위원의 회견 내용을 보고 단독 선대위원장은 불안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면서 “모든 사람을 다 자르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고 비판했다. 김경재 위원 등은 또 “임명직 당 지도부의 전원 사퇴”를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추 위원측은 “적당히 봉합하려면 문제제기도 하지 않았다”며 전혀 누그러 뜨릴 기세가 아니다. 추 위원은 상임위원직 사퇴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역구인 목포 불출마 선언을 한 김홍일 의원측은 “당은 조순형 대표와 추미애 상임위원의 충정을 이해하고 뭉쳐야 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선대위를 출범시켜 당의 면모를 일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 위원을 너무 몰아붙이기 보다는 조ㆍ추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로 빨리 선대위를 출범시켜 당의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는 중재안이다.

이런 가운데 정통모임 출신 의원들은 호남 중진을 선대위 공동위원장의 빈 자리에 추대하자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소장파와의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미 공천이 확정된 정균환 전 총무를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추 위원 단독선대위원장 체제를 지지했던 중도ㆍ소장파들은 23일 오전 조찬 모임을 갖고 위기 수습 방안을 논의한 뒤 집단적 목소리를 낼 방침이어서 중진과 소장파간 갈등이 새로운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진동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