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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IT 결산] (2) 유선통신
입력2003-12-23 00:00:00
수정
2003.12.23 00:00:00
정두환 기자
올해 유선통신시장은 시장 포화로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급격한 구조조정의 파고에 휩싸였다. 후발 통신사업자들의 잇따른 법정관리와 하나로통신 경영권을 둘러싼 대그룹간 경쟁, 여기에다 KT의 대규모 인력감축까지 맞물리면서 숨가쁜 한해를 보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조조정은 서막에 불과하다는 시작이 지배적이다. 내년에도 두루넷ㆍ온세통신 인수전, 하나로통신의 홀로서기, LG그룹의 통신전략 마련 등의 과정에서 제 2의 구조조정바람이 휘몰아칠 전망이다.
◇구조조정 격랑 거셌다= 통신시장 구조조정의 대미는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였다. 독자생존을 추진했던 하나로는 경영권 장악에 나선 LG측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끝에 뉴브리지- AIG투자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아 독자생존의 길을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ㆍSK텔레콤 주요주주들은 LG에 맞서 하나로의 독자생존을 적극 지지함으로써 주요 재벌간 싸움으로 치달았다.
결국 하나로는 국내 기간통신사업자중 외국인이 경영권을 장악한 첫 사례로 기록되면서 향후 통신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온 계기로 부각되고 있다.
파워콤 인수를 계기로 통신 3강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해오던 LG그룹으로서는 후발사업자 구조조정의 주도권을 하나로측에 넘겨준 것은 물론 최근 불거진 LG카드 사태와 맞물려 향후 통신사업전략 수립에도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
이밖에 초고속인터넷 3위 업체인 두루넷은 올해초 잇따른 매각 실패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온세통신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통신업계 전체에 위기감을 증폭시켰다.
업계에서는 새해 들어 하나로통신과 LG가 두루넷 인수를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장동력 발굴 안간힘= 이 같은 구조조정 바람은 업체들의 대대적인 인력ㆍ조직 개편으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 9월 KT가 단일 기업으로는 사상 최대규모인 5,500여명의 인력 감축을 성사시킨 것은 통신업계는 물론 재계 전체에도 큰 파장을 몰고 왔다.
하지만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것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주요 수익원인 유선전화 및 초고속인터넷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매출과 순익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말 2,349만명이었던 시내전화 가입자는 2,294만명(11월말 현재)으로 줄어들었으며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역시 올들어 78만5,000여명 정도 늘어나는데 그치는 등 한계상황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KT는 게임콘텐츠 배급, 네스팟 스윙ㆍ원폰 등 신규 서비스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 나섰지만 아직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로통신 역시 외자유치를 통해 일단 경영 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했지만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해결책을 찾기까지 험난한 미래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하나로통신 인수에 실패한 LG의 경우 데이콤ㆍ파워콤을 중심으로 독자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지만 취약한 가입자 기반으로 통신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올 한해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유선업계가 과연 내년을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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