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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지점장 바뀌는 날 중기 “공포의 날”
입력1996-10-10 00:00:00
수정
1996.10.10 00:00:00
최원용 기자
◎전임자 대출약속 하루아침에 뒤집기 일쑤/일부업체 자금난으로 부도위기 치닫기도「은행 지점장이 바뀌면 중소기업은 자금난을 겪는다.」
경기침체로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중소기업 사장들은 거래하던 은행의 지점장이 바뀔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점장이 새로 부임해오는 날에는 예정됐던 대출마저 중단되는 등 돈줄이 막혀, 부도위기로 내몰리기 때문이다.
신임 지점장은 종종 전임자의 업무처리 관행을 뒤집기 일쑤여서 은행의 대출약속을 믿고 자금계획을 세웠던 중소기업들로서는 하루아침에 황당한 상황을 맞게 된다.
신임 지점장은 거래업체의 사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경영자의 능력이나 의지, 개별업체의 입장을 헤아리기 보다는 쾌도란마식으로 자금지원을 끊거나 줄이려는 경향을 나타낸다. 심하면 거래 중소기업을 압박해 부도처리해버리고는 공장 경매까지 서둘러 집행해버린다.
은행 지점장이 바뀌는 날, 중소기업 사장의 자금계획은 뒤틀려버리고 졸지에 부도위기로까지 치닫게 된다.
서울과 포천, 중국, 태국에 공장을 두고 문구류를 생산해 수출하는 S사의 최모사장은 주거래은행인 H은행의 지점장이 바뀌는 바람에 사상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당초 은행 지점장은 일정 담보만 제시하면 추가로 5억원을 대출해주기로 약속했으나, 신임 지점장이 부임하면서 자금 지원액을 3억원으로 줄여버렸다.
최사장은 『은행의 대출약속을 믿고 자금계획을 세웠는데 갑자기 약속을 뒤엎어버리면 어떻게 돌아오는 어음을 막느냐』며 눈물로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요업제품을 생산하는 J사는 거래은행의 신임 지점장이 어음할인을 거절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고, 지난해 부도를 낸 D사는 은행의 담당자가 바뀌면서 공장경매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초비상 상태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몇십년간 키워온 회사가 은행 지점장 한사람의 교체에 따라 존폐의 기로에 놓일 정도로 우리 중소기업들의 경영여건이 극히 취약하다』면서 『은행들이 중소기업 지원을 외치기 전에 대출약속만이라도 제대로 지켜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원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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