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원투자자문이 자산운용 시장에서 '앙팡 테리블(enfant terribleㆍ무서운 아이)'로 떠오르고 있다. 증시가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자 펀드의 대량 환매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케이원투자자문은 탁월한 운용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1년간 무려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 ◇1년 사이에 5,000억원 이상 자금 유치=지난 2005년 설립된 케이원투자자문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위탁운용자산이 2,000억원 내외 수준으로 투자자문업계에서 중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금은 위탁운용자산 규모가 무려 7,500억원을 웃돈다. 2009년 한 해 동안 지속적인 펀드 환매로 자산운용사 1곳당 평균 4,835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을 감안하면 케이원의 성과는 그야말로 '군계일학(群鷄一鶴)'이다. 이에 따라 케이원은 코스모투자자문ㆍ한가람투자자문과 함께 3대 투자자문사로 자리매김했다. 순이익도 크게 늘어났다.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에는 5억여원에 불과했던 순이익이 2009 회계연도 상반기(2009년 4월~2009년 9월)에는 39억원으로 치솟았다. ◇삼성증권과 손잡고 '윈윈'추구=케이원은 지난해 초 삼성증권의 자문형랩 운용을 맡으면서 고속 성장의 계기를 마련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월 국내 투자자들에게 사실상 최초의 자문형랩을 선보였고 운용을 맡길 자문사로 7곳을 선정했다. 케이원투자자문은 그중 하나였다. 2008년 주가가 급락할 당시 대부분의 펀드들이 '반토막'으로 전락한 데 반해 케이원의 대표 펀드는 7%의 수익률을 낸 것이 선정 배경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증권 PB센터가 관리하는 최우수고객(VIP)들 사이에서 케이원에 대한 입소문이 퍼져나가면서 케이원이 운용하는 자문형랩으로만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려들었다.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운용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자문형랩을 맡긴 자문사 가운데 케이원의 2008년 성적이 아주 좋았던 게 널리 알려지면서 케이원랩 상품으로 VIP의 돈이 많이 몰렸다"고 전했다. ◇고속 성장 비결은 '선택과 집중'=케이원랩은 지난해 1월5일 설정 이후 올 2월19일 현재까지 101.7%의 누적 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같은 기간의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무려 58.2%포인트나 웃도는 성적이다. 보통 2~3곳의 증권사 상품을 운용하는 다른 자문사와 달리 오로지 삼성증권랩 한 곳에만 집중한 결과다. 더욱이 최근에는 삼성증권에 요청해 더 이상 자금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다. 추가적인 자금 유입은 오히려 수익률 관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성일 케이원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들어 계약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으나 다른 증권사는 물론 당분간 삼성증권에서 들어오는 자금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2~3년 동안의 성장성을 가진 글로벌 기업들에 꾸준히 투자해 수익률 관리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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