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에버’의 이랜드리테일이 유럽 초대형 사모펀드를 통해 약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한다. 이랜드리테일은 유럽 대형 사모펀드(PEF)인 ‘퍼미라(Permira)’와 투자유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퍼미라펀드가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약 4,000억원이며 이랜드리테일은 이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 2006년 한국까르푸를 1조7,100억원에 인수한 이랜드리테일은 인수자금 대부분을 외부 유치자금으로 조달하면서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난 데다 비정규직 문제로 노조와 마찰을 빚으면서 지난해 1,99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다. 이에 따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해외 자본투자 유치를 비롯한 리파이낸싱(Refinancing)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번 자금 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금융비용이 큰 3,400억원 가량의 부채를 일시에 상환해 연간 220억원 정도의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부채 비율도 지난 3월 696%에서 상환 후에는 250%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홈에버의 경영권은 지분 50.9%를 갖고 있는 이랜드그룹이 그대로 갖게 되며 퍼미라 펀드는 이사회를 통해 회사 경영에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퍼미라펀드의 투자 유치를 계기로 홈에버의 경영정상화를 조속하게 이뤄내는 한편 대주단인 금융권과의 협상을 통해 대출금리를 낮추는 등 재구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랜드리테일은 오는 2011년 홈에버의 기업공개(IPO)도 추진중이다. 이랜드리테일의 리파이낸싱에는 씨티그룹이 주간사로 참여했으며 베인앤컴퍼니가 홈에버의 경영진단과 정상화 가능성에 관한 컨설팅을 맡았다. 퍼미라펀드의 지분투자와 관련한 자문사로는 JP모간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5년 설립된 퍼미라펀드는 현재 30조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으며 유통, 레저, 소비재 및 서비스업종을 비롯해 통신, 미디어, 화학 등 전 산업에 걸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유통 및 소비재산업 분야에 관심이 높아 이태리 발렌티노 패션그룹, 영국 DIY 전문기업 홈베이스(Home Base), 스페인의 슈퍼마켓 체인인 디노솔(DinoSol), 독일의 패션 아웃렛 ‘탓코(Takko)’ 등에 투자한 바 있다. 최근에는 홍콩에 본사를 둔 대형 카지노ㆍ호텔ㆍ레저기업인 갤럭시 엔터테인먼트그룹과 일본의 작물 보호 생명과학 기업인 아리스타 라이프사이언스에 투자하는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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