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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5조시대/기고] 홈쇼핑이 백화점 못잡는 이유

최근 TV, 인터넷, 카탈로그 판매 등 홈쇼핑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95년 태동한 홈쇼핑 시장 규모는 올해 약 4조원에 달할 정도로 해마다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이처럼 홈쇼핑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편리함'이라고 하겠다. 고객들은 매장에 갈 필요가 없다. 상품을 손에 쥐는 데까지 비용도 거의 없다. 이외에도 저렴한 상품가격때문에 홈쇼핑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홈쇼핑은 현재 백화점 전체 시장 규모의 25%정도이고, 2005년에는 약 90%에 육박할 것이라고 추정된다. 현재의 고속 외형 성장 추세를 보면 이러한 추정이 가능하나, 홈쇼핑이 백화점을 따라잡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첫째, 국내 소비자의 구매성향은 백번 듣는 것보다 직접 눈으로 보고 한번 체험해 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홈쇼핑의 올해 베스트 상품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매출 상위 품목은 대부분 가전제품이나 생활용품이다. 고가의류나 잡화 같은 품목은 직접 사용해 보고 구매할 수 없다는 단점 때문에 홈쇼핑에서의 구매를 꺼려하고 있다. 고가모피의 경우 반품률이 50%까지 이른다는 것은 그 것을 잘 나타내는 대목이다. 둘째, 제품에 대한 신뢰성의 문제다. 홈쇼핑 시작 단계에서부터 제기되었던 신뢰성에 대한 문제는 향후 지속적인 발전에 있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저가 위주의 판매 전략을 고집하고 있는 홈쇼핑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 한 홈쇼핑사가 기존의 고가 제품 판매전략에서 저가 제품으로 회귀한 경험이 있다. 품질에 대한 신뢰성을 심어 주기 전에는 고가 전략을 절대 취급할 수 없고, 이는 장기적인 발전에 큰 장애요소가 될 것이다. 셋째, 반품 서비스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비록 예전보다 반품이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백화점이나 타 유통업태에 비해 반품 시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고, 일부 품목은 반품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시간이 갈수록 소비자들의 선호가 까다로워지는 것과는 역행하는 부분이다. 넷째, 홈쇼핑 주요 판매 품목인 가전제품의 경우 마진율이 5%로 의류나 잡화의 마진율 20~30%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백화점에 비해 이익 구조가 좋지 않다. 따라서 마진이 낮은 가전제품 위주로 판매가 이루어지면 홈쇼핑의 전체적인 수익구조는 개선의 여지가 낮으며 그만큼 소비자에게도 좋은 서비스가 돌아갈 가능성이 낮다. 위와 같은 여러 문제점들은 향후 홈쇼핑 성장의 발목을 잡게 될 주요 현상들이다. 앞으로 홈쇼핑 시장이 가파른 성장을 해 나간다 하더라도 자체적인 한계로 인해 백화점을 추월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윤주경<롯데백화점 수도권총괄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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