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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무협회장 김재철 스토리] (하)
입력1999-02-03 00:00:00
수정
1999.02.03 00:00:00
김재철 차기 무협회장의 차남 남정(27)씨는 동원산업의 사원으로 근무하면서 청량리시장 일대에서 참치 판촉활동을 하고 있다.동원증권 상무로 재직 중인 장남 남구(37)씨도 3개월이 넘게 참치잡이 원양어선을 탄 이후에야 책상 앞에 앉을 수 있었다.
자식 교육에 있어 남다른 金회장의 모습과 함께 그가 얼마만큼 현장 경험을 중시하는 지를 엿보게하는 일화이다.
金회장은 직원들에게 항상 근무시간의 50%를 현장에서 보내라고 주문한다.
사장단 회의를 통해 간부들에게 『경영환경이 어려울 수록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작업 성과가 현장에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무적으로 현장을 직접 방문해 점검하라』고 강력히 지시하곤 한다.
金회장의 현장 경영철학은 전문 경영인들에게 고스란히 이어져 동원그룹 계열사 사장들의 파격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9월 김정태 동원증권사장이 주택은행장에 취임하자 그의 파격적인 행보가 한동안 화제가 됐다. 금융계의 오랜 관행을 깨고 직원용 승강기를 이용하는가 하면 비서실장만을 대동한 채 해당부서를 직접 찾아가 업무보고를 받아 직원들을 당혹케하기도 했다.
동원산업 강병원 사장도 항상 사장실 문을 열어놓고 있다. 직원들이 언제든지 찾아가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 사장실인 셈이다.
金행장과 姜사장의 행동은 동원그룹 사람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행동일 뿐이다. 이같은 개방적인 태도들은 金회장의 「무대 경영론」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金회장은 『기업은 무대이고 직원들은 연기자다. 경영층은 연출자로서 연기자들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金회장은 또 「책임 경영론」으로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96년 동원산업이 창사이래 처음으로 19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자 金회장은 일체의 공식행사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기업경영인이 적자를 내는 것은 범죄행위」라는 평소 지론을 가진 金회장은 『모기업인 동원산업이 적자를 내 회사 안팎의 사람들에게 부끄럽고 죄스럽기 그지없다』며 각종 강연활동과 공식 행사 참석을 모두 중단했다.
金회장의 기업인으로써 윤리 의식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하는 일화이다.
金회장이 대기업 회장들을 제치고 만장일치로 차기 무협 회장에 추대된것도 이같은 투명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지난 91년부터 무협 부회장을 맡으며 「할말은 다하는」 부회장으로 평가 받아온 그에 대해 무역 업계가 거는 기대가 큰 것도 金회장이 항상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정도(正道)를 걸어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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