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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했던 존속살해범, 형량 절반 감경

하반신 마비에 치매까지 겹친 노모를 방치해 사망해 이르게 해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던 20대 양아들이 수년간 노모를 봉양해 온 정상을 참작받아 항소심에서 형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서울고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29일 병든 노모를 버려둔 채 가출했다 1년 반만에 돌아와 숨진 어머니의 시신을 발견하고도 방치한 혐의(존속살해)로 구속기소된 홍모(27)씨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홍씨는 1999년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 때 정리해고를 당해 경제적으로 어려워졌음에도 수년간 하반신 마비에 치매가 겹친 노모의 용변을 받아내며 빚까지 내생계를 이어 왔다.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던 노모는 2003년께 집에 불을 질렀고, 홍씨는 노모 치료에 보태기 위해 갖고 있던 돈을 손해배상금으로 모두 날리게 됐다. 그 후 홍씨는 금융기관에서 2천만원을 겨우 대출을 받아 연립주택 반지하 방을얻어 노모와 생활했으나 자포자기 상태에 빠지며 문을 외부에서 잠근 채 가출, 노모를 숨지게 했다. 가출 1년 6개월만인 작년 10월 집에 돌아온 홍씨는 사망한 어머니의 시신을 발견했으나 다시 집을 나갔다 경찰에 붙잡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노모가 거동이 불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문을 밖에서 잠그고 집을 나가 1년 6개월 이상 방치함으로써 노모를 숨지게 한 것은 다소 계획적인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피고인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하면서 모범적인 학창시절을 보낸 피고인이 자포자기 심정에서 저지른 범행의 동기가 실로 측은하고, 평생 죄책감을 가슴에 안고 고통스럽게 살아갈 것으로 여겨져 형량을 감경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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