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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만은 북한의 신의를 기대한다
입력2002-08-05 00:00:00
수정
2002.08.05 00:00:00
서해교전 이후 남북한간에 조성된 한냉기류가 곧 물러가고 화해무드가 뒤 이을 전망이다. 금강산에서 열린 '제7차 남북장관급 회담 개최'를 위한 양측의 실무대표 접촉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데 따른 것이다.
남북한 양측은 실무대표 접촉에서 장관급 회담을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개최키로 하는 한편 제14회 부산 아시아 경기대회(9월21일~10월14일)에 북한이 참가키로 했다.
또 남북철도 연결을 위한 경제협력 추진위원회를 열기로 했으며 추석(9월21일)을 전후한 이상가족 상봉도 재개키로 하는 등 5개항에 합의 했다.
북한이 시급한 식량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흔적이 곳곳에서 감지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어떻든 이번 합의는 남북교류사에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만 하다.
이 중 특히 주목을 끄는 대목은 북한의 부산 아시안 게임 참가다. 북한은 20개 종목에 200여명의 선수단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까지 남북한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비롯한 몇몇 국제대회에서 동시입장이나 단일팀으로 출전한 일은 있었다.
그러나 어느 한쪽에서 개최하는 스포츠 대회에 이처럼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민간교류라는 측면에서도 그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북한의 참가에 따라 성화 채화 및 봉송도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에서 나란히 채화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합화(合火)한다는 성급한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월드컵 4강 진출에 이어 우리 민족이 맞는 또 하나의 축제로 기대가 크다.
정부는 서울에서 열리는 장관급 회담에서는 경의선의 연내 연결과 이산가족 상봉을 최우선과제로 추진키로 했다. 장관급 회담이 잘 풀릴 경우 남북관계는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한이 실무대표 접촉에서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하며 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미국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쓰고 있는 것 등은 과거와 다른 행보다. 북한이 현재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경제개혁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예측 불가능한 나라다. 언제든지 약속을 파기, 돌아 설 수 있는 나라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경험했던 바다.
이제 남북관계도 '일방'에서 '쌍방'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상대를 궁지에 몰아 넣어서도 안되겠지만 '주고 받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인도적인 차원에서의 쌀 지원이 바로 그렇다. 이 같은 관점에서 서해교전에 대해서만큼은 꼭 사과와 재발방지, 책임자 문책 등을 받아야 한다. 국민의 정서도 이를 바라고 있다.
남북관계는 어느면엔선 지금부터가 시작이나 진 배 없다. 장관급 회담에 기대가 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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