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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에서
입력2003-02-24 00:00:00
수정
2003.02.24 00:00:00
■인터넷상에서 허버트 L.드레퓌스 지음. 동문선 펴냄
사이버 스페이스(가상 세계)에서의 포옹은 인간의 실제 포옹을 대신할 수 있을까.
이번에 나온 이 책은 이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결론을 내린다. 정보기술의 꽃으로 불리는 인터넷을 본격적인 철학적 주제로 삼아 온 저자는 육체와 정신을 분리하는 원격 존재는 결코 인간을 대신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신체는 분위기를 감지하는 근원이고, 나아가 세계를 가장 적합하게 포착해 내는 지각의 기초이기 때문이란 게 그 이유다.
저자는 또 어떤 장소, 어떤 시간이라도 자유로이 나타날 수 있는 편재성에 기초한 포스트휴먼(탈인간 Post-human)이 가능해 질 수 있는 기술적 토대로서의 인공지능(AI) 역시 결코 신체에 기반하는 인간의 상식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면 조지 워싱턴이 몇 년도에 국회의사당에 있었다는 말에서 우리는 그의 왼발과 오른발 모두 의사당 안에 있었다고 바로 알아 차리지만 컴퓨터는 별도의 알고리즘 과정을 거치지 않는 이상 이를 인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인간의 조건을 모조리 뒤바꿀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는 정보기술(IT)론자들에게는 매우 실망스런 주장임에는 틀림없으나 인터넷의 전망과 위험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를 시도함으로써 미래의 인간 조건을 본격적으로 다룬 철학서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유통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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