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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치 경영권 놓고 내홍
입력2003-08-03 00:00:00
수정
2003.08.03 00:00:00
최윤석 기자
세계 최대 증권사인 미 메릴린치 증권이 회장 자리를 두고 경영진들간 심한 내홍(內訌)에 시달리고 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토마스 패트릭 부회장이 지난 달 29일 돌연 회사를 떠난 것도 이러한 경영진들간 갈등 때문이며, 패트릭 부회장 퇴진 이후에도 경영진들간 불신의 골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패트릭 부회장의 퇴진에는 증권사들에 강경책을 펼쳐온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 검찰총장에 대한 패트릭의 맞대응 시도도 작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뉴욕 검찰이 메릴린치 증권에 대한 비공식적인 검사에 착수하는 등 메릴린치 증권이 잇따른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패트릭 전 부회장이 스탠 오닐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후계자 지명을 놓고 그 동안 오닐 회장과 심한 갈등을 빚어왔다고 보도했다. 패트릭 부회장은 자신의 오랜 동료인 아샤드 자카리아 투자은행부문 책임자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며 회장 후계자로 지명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닐 회장은 자신이 CEO 자리에 오른지 불과 8개월밖에 안됐고, 특히 회장을 겸임하게 된지는 4개월밖에 안된 상황에서 후임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패트릭에 대한 강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왔다. 특히 패트릭 부회장은 퇴임 하루전인 지난 28일 이사회에서도 자카리아의 후계자 지명을 강력히 주장했고, 오닐 회장은 패트릭에게 29일 오전까지 회사를 떠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것. 패트릭 부회장이 회사를 떠난 이후에도 오닐 회장과 자카리아 책임자를 지지하는 간부들간 갈등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패트릭 부회장은 그 동안 스피처 뉴욕주 검찰총장에 대한 맞대응의 일환으로 그의 좋지 않은 이미지만을 부각시키는 다큐멘터리 제작에 자금을 지원해왔고, 이러한 행동이 그의 퇴진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뉴욕 검찰은 이러한 보도가 전해지자 메릴린치 증권에 대한 비공식적 조사에 착수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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