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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순의 눈이야기] 노안(11)
입력2005-08-10 19:16:14
수정
2005.08.10 19:16:14
'ASA80 수술' 효도 선물로도 제격
갑작스런 비로 더위가 한 풀 꺾인 날. 안경을 눌러쓴 한 청년이 상담을 신청했다. ‘라식수술 상담을 하려는구나’ 짐작하고 그를 맞았다. 그런데 뜻밖이었다. 노안수술에 관해 계속 질문을 했다.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상담을 신청했던 것이었다. 청년이 기특하게 느껴진 필자는 갑자기 마음이 흐뭇해져 한 손을 턱에 고이며 젊은이와 거리를 좁혔다. 올해로 부모님이 결혼 30주년을 맞는다는 김씨. 부모님을 졸라 그렇게도 반대하던 결혼을 했지만 손자 손녀를 품에 안겨드리고, 열심히 살고 있어 지금은 인정 받는다며 웃는다.
그러나 김씨는 5년 전 자신은 우겨가며 결혼식을 올렸지만 부모님 은혼식을 그냥 넘기게 돼 늘 마음속이 아렸단다. 생각 끝에 부모님 결혼 30주년을 대비해 3년 만기 적금을 들었고, 지난달 불입을 마쳤다며 좋아했다.
막상 적금을 어렵게 불입하고 보니 ‘부모님께 어떤 선물을 해드릴까’라는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근사한 잔치, 여행, 보석 등 온갖 생각을 다했지만 쉽게 결정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우연히 신문에서 노안과 관련된 기사를 보며 관심을 갖게 됐고 상담으로 이어진 것이다.
“부모님께 남은 여생 시원하게 세상을 보실 수 있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가능할지요”
“ASA80 노안수술로 가능합니다. 부모님께서 밝아진 세상을 보실 때마다 아들의 마음을 생각할 겁니다.”
“아프지는 않는지요. 성공확률은 높은가요.”
질문은 끝이 없었다.
“통증은 거의 없습니다. 현재 독일과 우리나라 임상결과를 종합하면 98%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씨는 그제서야 마음이 놓이는 듯 효도선물로 노안수술을 결정했다. 그는 두 번이나 인사를 하고 종종걸음으로 진료실을 나갔다. 흐뭇함과 함께 약간의 부러움까지 느껴지는 건 필자만의 느낌일까.
더욱 기특한 것은 두꺼운 안경을 낀 김씨가 부모님 생각을 먼저 했다는 점이다. 김씨와 상담을 마친 오후. 다른 환자를 돌보면서 마음이 참 편했다. 그리고 진료를 마친 순간 필자의 발걸음은 노모가 살고 계신 곳을 향하고 있었다.
박영순ㆍ박영순아이러브안과원장ㆍwww.eyeloveil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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