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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C적 삶의 지형」 지각변동/21C 신패러다임 시대
입력1997-08-01 00:00:00
수정
1997.08.01 00:00:00
◎세계·개방·정보화 물결 노도/관주도 경제 쇠퇴… 민간자율시장원리 지배/저성장시대 지속 현금자산 확보 경쟁 치열/벤처캐피털 부상 기업간 승패 기술력이 좌우/가전품 소형·개인용품화… 소비자주권도 강화/환경문제 세계 공통과제 부상 상주시대 도래/창의·상상력 중시 비트문명 활짝/무국경 경쟁 「메가컴피티션」 시대시대의 구분은 사람이 만든 것에 불과하지만 과거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세기말에는 역사를 바꾸어 놓을 만한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21세기를 3년 남짓 남겨둔 20세기말 역시 예외가 아니다. 세계화·개방화와 함께 정보화의 거센 물결이 우리가 사는 사회전반을 흔들어 놓고 있다. 정치도 경제도, 생활도, 기업경영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심지어 국경도 없어지고 있다. 이런 대변혁의 시대에는 기업을 경영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패러다임도 바뀐다. 서울경제신문은 이처럼 변화하고 있는 패러다임을 21가지로 압축, 세기말의 변화의 흐름을 분석하고 다가오는 21세기를 조망해 보았다.<편집자주>
◇선택적 집중시대로
과거 성장기의 기업 경영전략은 안행형 사업전개와 수직계열화가 주류를 이루었다. 국내기업의 경우 이런 성장일변도의 전략으로 인해 유사한 사업구조를 가지게 됐고 이로인해 국내기업간 경쟁은 치열해졌다.
최근 진로나, 기아 등의 사태도 따지고 보면 모든 사업을 다하려는 이런 「망라주의」에 그 원인이 있다. 규모만 크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해 비관련 다각화에 주력한 것이다.
그러나 다가오는 세기에는 이런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 유망한 사업군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핵심역량과 무관한 경우 결코 진출해서는 안된다. 또 수직 계열화중에서도 고부가가치 분야에 경영자원을 집중시키고 저부가가치 분야는 철수하거나 제휴로 전환해야 한다.
◇시나리오 경영으로
「더이상 무모한 투자경쟁은 없다.」
기업인들은 「운」보다는 과학적인 분석에 의거해 경영활동을 벌이게 된다.
또한 이같은 시나리오 경영을 하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도록 경영여건이 바뀐다.
기업이 신규사업이나 사업확장에 나설 경우, 금융권은 치밀한 사업계획서를 요구하고 꼼꼼하게 검토한다. 사업성이 없으면 자금을 주지 않는다. 재계 상위기업이라 해서 무턱대고 자금을 대주는 금융기관은 사라진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의 경영판단의 기준은 「감」이었다. 최고경영자가 고도로 훈련된 「코」로 돈냄새를 맡고 「돌격 앞으로」를 외치면 그룹 전체가 신규사업 또는 사업확장에 달려드는 식이었다. 그나마 수십년의 경영활동을 통해 경험을 쌓은 최고경영자가 이를 주도하면 다행이었다.
◇소프트시대로
『독일의 벤츠와 일본의 소니는 멀리서 봐도 금새 알 수 있다. 반면 우리제품은 가까이서봐도 다른 제품과 구별이 안된다. 임시방편의 디자인을 썼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임원들에게 한국제품의 취약한 디자인실상을 지적한 말이다. 디자인이 선진제품에 비하여 뒤지니까 제값을 못받고 선진시장에서 아무리 발버둥쳐도 중저가제품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도정보화시대에는 기존 산업사회의 상징이었던 생산설비 등 하드적 요소보다 ▲디자인 ▲브랜드이미지 ▲기업 철학 및 문화 등 소프트적 가치가 소중한 자산이자 21세기 경영의 최후 승부처가 되기 때문이다.
소프트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기업만의 힘으론 안된다. 국가이미지가 브랜드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나홀로서 융합화시대로
「멀티미디어(Multimedia, 메카트로닉스(Mechatronics), 인터캐스터(Intercaster)…」
이들은 두 단어의 합성어다. 그러나 이제는 하나의 보통명사로 자리 잡았다. 멀티미디어가 TV와 PC등 하드웨어의 결합이라면 인터캐스터는 방송과 통신이라는 소프트웨어의 융합이다. 인터넷(통신)과 브로드캐스터(방송)가 결합한 인터캐스터는 TV와 똑같은 내용의 방송을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시간과 정보량의 제한을 받지 않아 무한방송시대를 열고 있다. 또 쌍방향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방송의 개념을 깨고 있다. 20세기 기술의 총아였던 전자와 기계는 양자가 결합하므로서 21세기 「메카트로닉스 르네상스」를 예고하고 있다. 스스로 사고하면서 움직이는 「인간을 닮은 로봇」탄생은 이 시기를 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에서 질의 시대로
두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른 20세기가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량생산에 치중했다면 21세기는 품질로 승부해야 한다.
신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자고나면 또다른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은 기술개발을 통한 부단한 창조적 파괴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국경제는 그동안 물량경쟁에 주력해왔다. 개발연대를 거쳐 세계 12위의 무역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시장에서 팔 물건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 됐다. 자동차가 그렇고 가전제품이 그렇다. 공급과잉으로 기존의 상품은 국내시장에서 더 이상 신규수요를 창출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제 물량의 시대는 갔다. 품질로 승부하지 않으면 21세기에 살아남기 어렵다.
◇관에서 민으로
국제무역에서 공정경쟁이 강화되고 부정부패를 추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됨에 따라 이제 정부가 경제를 주도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관치가 더 이상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생산자원이 절대 부족했던 지난 세기가 정부주도에 의한 성장의 시대였다면 다가오는 21세기는 민간이 경제를 주도해가는 시대가 될 수 밖에 없다.
기업들은 자기결정으로 사업을 벌어야하며 사업실패와 시장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세를 가져야한다.
◇수직에서 수평으로
농업이 산업의 근간이었던 지난 세기가 가부장적 수직사회였다면 21세기는 수평의 사회라고 얘기할 수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전되면서 우리 사회는 1가족 1자녀를 두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따라 절대빈곤을 경험하지 못한 요즘 신세대들은 「나만의 세계, 나만의 생각」에 강한 집착을 하고 있다. 자신이 싫으면 아무리 강요해도 하지 않으려는 개인주의 사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요즘 회사의 인사 및 조직관리체계가 팀제를 비롯한 수평적 조직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배경에서다. 연봉제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 과거가 일사불란을 요구했다면 새로운 1백년은 변화하는 환경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수평과 평등이 중시되는 세상이 될 것이다.
◇브랜드 마케팅시대
20세기가 상품을 만들어 광고를 통해 파는 시대였다면 다가올 세기는 만들어진 상품에 브랜드를 붙여야만 팔수 있는 시대가 될 것이다. 브랜드를 가진 기업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브랜드는 그것이 붙는 상품이 무엇이냐에 관계없이 가치를 높여준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마케팅의 근본이 될 것이라는 게 앨빈 토플러 등 미래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브랜드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가지지 못한 불안한 소비자를 편안하게 해 주고 자신의 선택에 대한 심리적인 만족감을 준다. 브랜드의 가치를 높인다는 것은 곧 소비자의 행동을 결정하는 힘을 키운다는 의미다.
◇성장과 안정의 조화로
근대화로 인한 고도성장기의 확장일변도 경영 패러다임은 이제 한계에 봉착하게 됐다. 이는 기업들이 최근 우성, 한보, 삼미, 기아 등 주요그룹의 부도는 물론 재계 전반이 경영위기를 맞아 사업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는 현상에서 입증된다.
기업들은 경쟁자의 수가 적고 정부 보호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었던 과거 경영환경에서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서라도 우선 몸집을 불리고 보자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제 개방화와 규제완화로 철저한 시장경쟁원리가 적용되고 다수의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함에 따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미래를 대비하는 「다지기 경영」이 필요한 때다.
◇메가컴피티션
경영활동에 있어서는 이미 무국경 시대가 도래했다. 국내시장이 안방이고 해외시장이 건너방이라는 구시대적인 사고는 이제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기업들의 경영패턴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1등만을 지향했다면 이제는 세계의 초일류기업을 상대로한 대경쟁(메가컴피티션)으로 양상이 바뀌고 있다. 국민총생산(GNP)이란 개념도 사라져가고 있다. 안방에서 편안히 앉아 장사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고 「시장」이라는 새로운 국경을 사이에 두고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각 기업들이 「세계경영, 세계화」 등을 부르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영무대의 세계화만이 살 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화에 대한 전략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지구촌 시장을 공략해야 살아 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골드칼라 부상
미인텔사는 연구원을 뽑을 때 편집증있는 사람을,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상상력있는 사람을, 게임업체인 닌텐도사는 창조력이 있는 사람을 뽑는다.
그 사람의 학력과 기술은 물론 논외. 성실함조차도 무시된다.
이들 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한한 상상력과 개성 그리고 아이디어다. 바로 골드칼라형 인재다.
산업사회가 정보화 사회로 바뀌면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이용해 보통 사람들은 생각도 못하는 황금(골드)을 벌어들이는 골드칼라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컴퓨터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펀드매니저, 영화감독, 광고기획자, 과학자 등 창조성이 요구되는 분야가 골드칼라들의 주요 활동무대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골드칼라에 사운이 걸려있다고 보고 이들을 확보하고 키우는데 온힘을 쏟고 있다.
◇스톡에서 플로우시대로
최근 대농, 진로, 기아 등 대형그룹의 잇따른 좌초 이후 국내기업들의 경영기조는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우리기업들의 부도행진은 과거 성장 일변도의 사업전개에 익숙한 나머지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덩치 키우기(스톡)에 열중한 나머지 갑작스런 유동성 부족증에 걸린 것이다. 때문에 기업들은 불요불급한 자산을 처분하고 유상증자 등을 통해 현금자산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금 전개되고 있는 세기말의 경제는 무한경쟁과 함께 주요 시장은 보급율의 한계로 수요정체 현상이 찾아들고 있다. 이런 시대에는 고속성장을 구가했던 과거와 달리 저성장 시대가 이어지고 기업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매출은 적지만 이익을 극대화하고 이에따라 현금흐름이 원활하게 만들어 변화하는 환경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용품시대로
개인의 소득이 높아지고 개성이 강해짐에 따라 온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대형·고급 제품들이 소형·단순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족 단위의 가전제품은 개인용도의 개전제품으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가전 및 정보통신업체들은 개인용 제품을 개발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화기는 휴대전화기의 출현으로 개인화된지 오래고 가정용 전화도 3∼4대의 무선단말기로 연결해 각 방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바뀌고 있다.
◇경쟁에서 상생으로
「제로섬의 경쟁논리」에서 「상생에 따른 사회공존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대가 자리를 잡고있다.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시대다. 국경이 없어지고 있다.무한경쟁을 벌이면서도 모든 것을 인류가 공유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한 예로 정보화와 국제화의 급진전으로 환경문제는 이제 세계공통의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런 추세에서 함께살기는 생존을 위한 필연의 과제가 될 수 밖에 없다. 다국적기업의 일방적이고, 착취적인 구조는 더이상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인 해외투자에서 고용, 관리, 투자 등에서 현지화를 강조하는 것은 상생의 논리에서 보면 당연한 것이다. 함께 사는 방안을 모색하지 않고는 현지투자가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생의 시대에서 기업들의 관심영역은 확대될 수 밖에 없다.
◇큰 정부에서 작은 정부로
21세기의 정부는 기본적인 역할이 지금과 크게 달라 질 수 밖에 없다.
기업의 경영환경 만큼이나 정부의 역할은 변할 수 밖에 없다. 가장 대표적인 방향은 「작은정부」다. 작은 정부는 우선 규모의 축소에서 시작된다. 공무원의 수나 조직 등이 이에 속한다. 정부는 제한된 예산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추구하기 위해 아웃소싱 등 외부에 의존하는 경향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작은 정부는 그 역할의 감소에 보다 큰 뜻이 있다. 정부가 쥐고 있던 인허가권 등 각종 규제는 혁파가 거론될 정도다.
여기에는 기업의 세계화와 함께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출범에 따른 개방화가 큰 요인의 하나. 정부가 대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그만큼 줄어든다.
◇글로벌경쟁시대로
얼마전 일소니사가 국산 제품보다 값싼 TV를 판매한다고 발표했을때 국내 가전업체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내심 올것이 왔다는 반응이었다. 몇년전만해도 국내시장에는 외국산 상표를 찾아볼 수 없었다. 관세와 수입선 다변화제도 등으로 철저하게 외국제품의 유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화와 개방화가 진전되면서 이제 이처럼 보호받는 시대는 지나갔다. 국내시장에서도 해외 업체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국내 몇위에 만족하는 현 사업전략으로는 국내시장에서마저 살아남을 수 없다. 세계일류가 되지 못하면 국내서도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소비자주권시대로
최근들어 「고객만족」은 전세계 기업의 공통어가 되었다. 이렇게 「고객을 왕」으로 모셔도 팔리지 않는 시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컬러TV의 예를 들어보자. 과거에는 신기능을 개발해 제품을 만들면 색깔이나 디자인에 관계없이 잘 팔렸다. 그렇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시장개방으로 외국산 제품이 밀려와 경쟁이 치열해졌다. 집집마다 TV를 한대 이상씩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은 왠만한 제품으로는 눈길을 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21세기에는 개방화의 가속화로 국경은 없어지고 세계의 초일류기업들이 모두 하나의 시장에서 경쟁을 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런 경쟁의 시대에는 생산자의 힘이 약화되고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들이 더욱 힘을 발휘하게 된다.
◇아톰에서 비트로
20세기말은 아톰(Atom)으로 상징되던 산업사회가 비트(Bit)로 대변되는 정보화사회로 옮겨가는 대전환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19세기말부터 진행된 산업사회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특징지어지듯 물질의 우위가 뚜렷했다.
사람의 의식은 대량소비를 위한 광고의 홍수속에 몰개성화, 획일화됐다. 문명의 퇴보라는 평가도 받는다. 반면, 비트와 디지털의 정보화사회는 사람의 「지식」 자체가 문화와 문명을 규정하는 키워드다. 「네트워크」라는 사이버스페이스(가상공간)는 인류의 새로운 생활공간, 활동무대다. 인터넷과 같은 글로벌네트워크는 국경을 허물고 정보향유의 격차를 해소한다.
아톰시대의 인간은 자연에 도전하고 우주를 정복했지만, 비트시대의 인간은 PC를 앞에 두고 마우스를 클릭(Click)하며 새로운 것, 필요한 것을 찾아 나간다. 비트문명의 특징은 인간개성의 재발견, 창의·상상력이 사회와 경제를 움직이는 힘이라는 데 있다.
◇지방분권시대로
메인프레임으로 불리는 고성능 대형컴퓨터가 각광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이 컴퓨터는 일종의 「어미 컴퓨터」다. 어미 컴퓨터는 젖(정보처리능력)으로 작은「새끼 컴퓨터」(PC)를 먹여 살린다. 그러나 컴퓨터로 해야 할 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새끼 컴퓨터의 수가 불어나면서 젖이 모자라기 시작했다.
이 시스템을 극복하기 위해서 나온게 소위 클라이언트 서버시스템이다. 어미 컴퓨터의 부담을 줄이는 대신 웬만한 것은 스스로 풀 수 있도록 새끼 컴퓨터의 능력을 높인 것이다.
이 이야기는 산업사회를 접고 정보사회를 맞는 세기말의 일반적 패러다임이다. 중앙정부에 집중된 힘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게 일반적인 경향이다. 중앙정부가 무한대의 힘과 능력을 보일 수 없기 때문이다.
◇기술주권시대로
경제학에서 생산의 3요소는 토지·노동·자본이었다. 이들 세가지 요소를 어떻게 경제적으로 분배하고 조합하느냐가 생산의 수준과 질을 좌우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정보화시대에 접어든 오늘날엔 기술이 새로운 주요 생산요소로 자리잡았다. 생산력을 결정하는 변수로 토지나 노동보다 오히려 기술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자본역시 생산을 위한 수단이라기 보다는 보다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는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업들 사이에도 기술력이 승패를 좌우함은 물론 생존의 관건이 되고 있다. 아무리 많은 토지와 자본을 가진 기업도 기술력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게 된 것이다.
◇노홧, 노훼어의 시대
개방화의 가속화로 경쟁이 전세계로 확대되면서 이제 경쟁의 요소는 품질은 물론이고 디자인과 기술, 시스템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런 시대에는 효율보다는 창의력이 중시된다. 해야할 일을 스스로 찾아 낼 수 있는 창의력과 번뜩이는 아이디어, 전문적 지식 등이 중시되는 「Know What」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또 정보화와 전문화의 가속화도 새로운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는 필요한 물건을 직접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이 어디에 있는가 「Know Where」를 먼저 아는 자가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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