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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이사람] 코시노 미치코 디자이너

“한국이나 일본 여성들이 선호하는 소위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를 현지에서 입는 사람은 사실 보기 드물죠. 어울리지도 않는 옷을 단지 고급 브랜드라는 이유만으로 입으면 젊은이들도 아줌마처럼 보일 뿐입니다.” 런던 뒷골목에서 막 뛰어 나온 젊은이처럼 도발적인 `스트리트 패션`차림의 디자이너 코시노 미치코씨. 긴 생머리와 미니스커트에 검은 스타킹, 올해에만 러시아, 브라질, 스코틀랜드, 런던 등 세계 각지로 날아다니며 패션쇼를 열 정도의 에너지, 패션계에 몸담은 이래 수십 년이 지나도록 젊은 감각을 유지하며 창조적인 패션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창의력, 그 어느 것을 봐도 60대로 접어들었다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다. 그 비결은 긴장감에 있다. “젊은이들은 패션감각이 뛰어난데 중년으로 접어들면 긴장감이 사라지면서 감각과 몸매도 이와 함께 무너지는 것같다”는 것이 한국 여성들의 패션에 대한 코시노씨의 일침. 바쁜 일정때문에 운동과도 담을 쌓았다는 주변의 말 대로라면 미니스커트를 당당하게 소화해 낼 정도로 스타일 관리가 되는 것은 “일상에서 긴장감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덕분인 듯하다. 3회를 맞이한 `프레타포르테 부산 컬렉션`의 첫날 무대를 장식한 그녀의 공식 방한은 지난해 2회 행사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 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끈`미치코런던`으로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일본계 영국 디자이너답게 그녀의 쇼에는 유독 많은 관람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국제적인 눈으로 보는 한국 패션의 발전 방향은 “국제적으로도 우위를 지닌 신발이나 스포츠웨어 등의 장기 분야를 보다 부각시켜야 한다”는 점.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으려면 단순히 해외 디자이너들의 기존 작품을 가져와서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이 특기를 살린 국제적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는 것도 좋을 것”이라며 “그런데 한국인이 오히려 자신들의 장기가 무엇인지 자각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진부한 질문을 던졌다. 70년대 이래 일본인으로서 런던 패션계에서 확고한 위상을 굳혀 온 그녀에게 패션이란 무엇일까. “어렵지만 쉬운 질문이네요. 여성에게 패션이란 아름다움과 신선감을 추구하는 것이죠.” <부산=신경립기자 klsik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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