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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이대로 방치할 순 없다

극도의 경기침체 속에 중소기업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특단의 대책이 요청된다. 중소 벤처기업은 도산이 잇따르고 있으며 중소 제조업계는 가동률이 뚝 떨어져 최악의 수준이다. 기협중앙회에 따르면 중소 제조업계의 평균 가동률은 최근 6개월간 계속 하락, 지난 4월 69.5%를 기록했다. 이는 1999년 5월의 69.3%이후 4년만에 최저치다. 사업마저 포기하는 곳이 늘고 있어 지금 중소업계는 공황일보 직전의 상태나 다름없다. 중소 제조업계의 가동률 하락은 거의 전 업종에 걸쳐 공통적인 현상이다. 특히 섬유(63.4%), 출판ㆍ인쇄ㆍ기록매체 복제업(65.5%), 가죽ㆍ가방ㆍ신발(67.0%), 의복 및 모피제품(67.4%) 등 12개 업종이 최근의 경기에 가장 영향을 받아 가동률이 70%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기계설비의 3분의 1가량을 세워놓고 있는 꼴이다. 중소업계에서는 통상 가동률 70% 미만이 3개월째 지속될 경우 부도기업이 속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가동률이 급락하면서 놀고 있는 설비를 팔려고 내놓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으나 매수자가 없어 공단마다 매물만 쌓여가고 있다. 실제로 하루 평균 12건 정도의 유휴설비가 시장에 나오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매물이 팔리질 않으면서 자금이 압박을 받아 부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람을 구하지 못해 가동이 중단되고 있는 곳도 적지않아 정부의 인력대책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협이 파악한 중소기업의 생산직 인력부족률은 12.2%(20여만명)에 이른다. 게다가 정부가 주 5일 근무제와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강행 할 방침으로 있어 `구직난 속 인력난`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우리산업 구조상 대기업을 지탱해주고 있는 하부구조나 마찬가지다. 이 밑받침이 튼실하지 못하면 대기업도 홀로서기가 어렵다. 지난 1970년대 초부터 80년대 말까지 일본의 고도성장기에 수출일본을 이끈 견인차는 종합상사와 대기업이었지만 그 뒤에는 중소기업, `마치 고바`(町工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일본경제가 거품이 걷히면서 경기가 13년째 하강하자 `마치 고바`가 먼저 직격탄을 맞아 대기업을 흔들고 있다. 부동산가격 하락 조짐이나 중소기업의 부도 도미노가 일본을 따라 가는 것 아닌가 싶어 걱정이다. 중소기업을 이대로 방치해 둘 순 없다. 그렇지 않아도 중소업계에서는 정부의 대책이 대기업 위주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는 참이다. 일본의 경험은 우리의 장래일 수 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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