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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 되레 부실기업 키운다
입력2003-04-06 00:00:00
수정
2003.04.06 00:00:00
김현수 기자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들이 출자한 기업들 중 상당수가 경영개선이라는 당초 의도와는 달리 적자가 지속되거나 잇따라 퇴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CRC가 기업회생 보다 머니게임에 치중하면서 기업 내용을 부실하게 만들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일부 CRC는 투자회사의 진성어음 부도를 위조어음으로 은행에 신고, 시장 퇴출을 막는 편법까지 동원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감독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6일 코스닥기업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CRC가 주요주주로 있는 기업인 대주산업ㆍ인테크ㆍ국제정공ㆍ와이즈콘트롤ㆍ에이스디지텍ㆍ모닷텔ㆍ로토토 등이 대부분 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중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늘어난 기업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인테크ㆍ국제정공ㆍ로토토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적자가 지속됐고, 흑자를 내고 있는 대주산업ㆍ와이즈콘트롤ㆍ에이스디지텍ㆍ모닷텔 등도 지분법평가손 등으로 실적이 전년보다 급감했다. 국민KTB2호 구조조정조합이 대주주인 인테크는 자본잠식률이 44.2%인 상태로 이익을 내기보다는 구조조정 자금으로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정공은 1년전 만 해도 구조조정조합이 흑기사로 등장하며 법정관리에서 벗어나는 등 회사가 정상화되는 듯 했지만, 지난달 7일 세번째 1차 부도를 내고 퇴출위기에 몰렸다. 1년동안 구조조정조합 대표가 주가조작 등으로 경영상태가 더 엉망이 됐다는 분석이다.
퇴출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2일 등록취소가 결정된 올에버의 경우 한달전까지만 해도 아이앤드골드문컨설팅이 주요주주로 구조조정 상태에 있었지만, 감사의견 거절이 나오며 현재는 정리매매가 진행중이다. 또 올에버도 구조조정을 위해 들어온 아이앤드골드문컨설팅이 지분을 매각하는 동안 기업은 망가져 결국 시장에서 퇴출됐다.
전문가들은 일부 CRC가 지분 참여이후 기업내용 개선 보다 머니게임에만 치중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CRC업체들의 돈놀이에 기업들이 망가지며 일반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기관의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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