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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압케이블 잇단 해외수주, 전선업체들 '신바람'

대한전선, 쿠웨이트 전력청과 1,408억원 규모 계약<br>일진도 마카오서 300억원… 기술·가격경쟁력 결실


5일 오후 안양 평촌에 위치한 대한전선 안양공장.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5개의 케이블 생산라인에 깔린 기계들이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내년 3월 쿠웨이트 납품을 앞두고 있는 소선절연케이블 라인에서는 두께 2.7㎜의 동선 한가닥이 연선기계와 집합기계를 통과하자 지름 6.5㎜짜리에 500여 가닥으로 뭉쳐진 완제품을 연거푸 뽑아내고 있었다. 국내 전선업체들이 '꿈의 케이블'로 불리는 초고압 케이블시장에서 우수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잇따라 해외수주를 따내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초고압케이블 시장은 녹색성장의 핵심으로 꼽히는 전력IT기술인 스마트그리드 시장과 맞물려 향후 시장 가능성이 무한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동안 일부 유럽국가들의 독무대로 머물러 왔다. 대한전선은 지난 4월 프리즈미안, 넥상스, ABB 등 쟁쟁한 유럽 전선업체들을 제치고 쿠웨이트 전력청(MEW)과 총 1,408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따냈다. 대한전선이 2년여의 연구ㆍ개발(R&D) 기간과 20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소선절연 케이블(400㎸급)은 송전저항에 따른 전력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각각의 동선에 에나멜 코팅을 입혀 전 전송효율을 20%나 높였다. 세계적으로도 해당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첨단기술로 불리우고 있다. 또 일진전기는 최근 국내업체 최초로 마카오 전력청으로부터 국가 중추전력망으로 사용될 약 300억원 규모의 220kV급 초고압케이블 납품 및 설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 2006년 마카오 전력청이 발주한 1,300만 달러 규모의 66kV급 초고압전력선 시공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이 이번 수주로 이어졌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일진전기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 가운데 초고압케이블이 차지하는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린데 이어 올해에도 해외 초고압케이블 수주 호조에 힘입어 수주 목표액을 사상 최대치인 7,400억원으로 높여잡았다. 지난해 카타르 전력청과 미국 콜로라도 전력청에 각각 2억1,000만달러와 4,000만달러 규모의 초고압케이블을 수주했던 LS전선은 올해 초 '초고압 케이블기술의 총아'라 불리는 해저케이블을 수주하며 해외시장 공략의 발판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국내 업체들이 이처럼 초고압케이블 시장에서 잇따라 승전보를 전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유럽업체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데다 제품 단가를 20%가량 낮추는 등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인 특유의 뚝심과 끈기로 단기간에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대한전선 최영훈 초고압공장 상무는 "지난해초 쿠웨이트 전력청에서 6개월 안에 275kV 급 케이블 시공을 완료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며 "외국사들은 시공기간이 1년 넘게 걸린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대한전선에서 과감히 뛰어들어 성공적으로 마무리짓자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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