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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수출'이 죽어간다

환율하락·中공세에 중소무역업체 4곳중 1곳 "수출 포기"

지난해 890만달러어치의 신발을 수출했던 부산 소재 A사는 환율 하락으로 적자수출에 허덕이다 회사 문을 닫았다. 지난해 700만달러어치의 금속제품을 수출했던 B사는 올해 1달러의 수출실적도 올리지 못했다. ‘풀뿌리 수출’이 빠른 속도로 고사되고 있다. 환율에 눌리고 중국 등 경쟁국의 공세에 치인 중소 무역업체 네 곳 가운데 한 곳이 수출을 포기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원ㆍ달러 환율 하락이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 등 경쟁국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져 우리나라의 수출기반이 급속도로 와해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가 26일 발간한 ‘상반기 수출중단 업체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수출활동을 벌였던 2만4,690개사 가운데 5,744개사(23.3%)가 올 들어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 기업들이 수출을 포기하는 가장 큰 원인은 원ㆍ달러 환율 하락. 무역연구소가 올 상반기 수출실적이 없는 회사 230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44.9%가 ‘환율 하락’을 수출중단 사유로 꼽았다. 상당수 기업들이 환율 변동으로 수출을 할수록 적자만 커지는 악순환에 내몰려 있다는 의미다. 중국 등 경쟁국의 공세도 수출을 포기하는 주요인(수출중단 이유 24.7%)으로 꼽혔다. 환율 부담으로 수출 채산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산의 시장잠식이 빠르게 진행돼 무역입지 자체가 좁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밖에 ▦유가 및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14.6%) ▦임금ㆍ물류비ㆍ금리 등의 부담 가중(11.2%)도 수출기업들의 숨통을 죄는 원인으로 꼽혔다. 신승관 무역연구소 연구위원은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중소 무역업체들의 수출 포기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정부가 근본적인 환율안정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수출활동을 포기하는 기업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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