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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이대로 둘 수 없다
입력2002-09-30 00:00:00
수정
2002.09.30 00:00:00
세계증시가 연일 요동을 치면서 국내 증시도 위기감이 깊어져 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연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코스닥은 어제 사상 최저치에 육박, 빈사상태나 다름없다. 코스닥은 세계의 정보 기술(IT)주가 일반 주가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거의 기능을 상실했다. 특히 세계의 첨단 IT시장이 잇따라 퇴출 되고 있어 우리의 코스닥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지난 8월 일본의 첨단 IT시장인 나스닥 재팬이 문을 닫았다. 미국의 나스닥이 오사카(大阪) 증권거래소에 지사 형태로 설립한 나스닥 재팬이 거품 붕괴에 따른 주가 폭락으로 견디질 못하고 철수키로 한 것이다. 뒤이어 스위스 증권거래소도 IT주 중심의 시장을 정리했다. 며칠 전에는 독일 증시가 독일판 나스닥 시장인 노이어 마르크트를 폐쇄하고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이를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도 IT 시장이 2000년의 정점 대비, 주가가 93%나 폭락하자 정리쪽으로 방향을 굳히고 있다. 새천년 새로운 세기가 열리면서 가장 각광을 받던 시장이 이제는 나라마다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우리나라에 코스닥 시장이 처음으로 개장된 것은 지난 1997년 1월이다. 코스닥은 개설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몇 차례 위기도 있었지만 슬기롭게 이를 극복, 2000년 3월10일에는 지수가 무려 283.44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국에 코스닥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였다. 그러나 갑자기 돈방석에 앉은 대주주ㆍ경영인들의 도덕적 해이와 방만하고 불투명한 경영은 코스닥으로부터 투자자를 떠나게 만들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세계적인 주가 하락은 코스닥을 벼랑으로 내몰았다. 코스닥이 오늘에까지 이르게 된 상황은 외부적인 요인도 크지만 스스로 자초한 부분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코스닥을 좌초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 거래소와 더불어 기업들의 직접자금 조달 창구라는 점에서다. 현재 코스닥에 등록돼 있는 기업수는 모두 845개(일반 437개ㆍ벤처 394개ㆍ뮤츄얼 펀드 14개)에 달한다. 이곳에서 올들어 하루에 거래되는 대금은 평균 1조3,290억원으로 거래소(3조2,820억원)의 40.4%에 이른다. 2000년 2월14일에는 거래대금이 6조4,210억원으로 거래소를 2조원 이상이나 앞지르기까지 했다. 또 올들어 상반기중 코스닥에 등록한 기업들의 수도 103개나 돼 주요국가의 거래소 시장을 포함한 15개 증시 가운데 최다를 기록했다. 아직도 IT시장의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코스닥을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등록기업 자신이 불공정 거래로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 전제는 바로 투명한 경영이다. 등록과 퇴출 요건을 강화, 투자자들을 다시 끌어들여야 한다. 또 벤처와 일반을 한데 묶어 놓은 지금의 제도는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코스닥의 활성화는 곧 거래소의 활성화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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