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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G8회담 화해제스처

이라크전으로 깊어진 미국과 유럽의 갈등의 골이 이번 G8(서방 선진 7개 국+러시아) 정상회담(6월 1~3일)에서 메워질 수 있을까. 이라크 전후 처리, 에이즈 확산 방지, 중동 평화 일정 등 주최측이 밝힌 주요 의제와는 별개로 세계 주요 언론들의 관심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3인의 `어색한 만남`에 쏠려 있다. 지난해 이라크전 반대를 모토로 내세워 재선에 성공한 슈뢰더 총리나 전쟁 개시 직전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며 미국의 발목을 잡았던 시라크 대통령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여러 차례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 왔다. 이 때문에 관측통들은 부시가 “사실상 이라크전 승리”를 선언한 지 한 달여 만에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을 일부러 무시하지는 않겠지만 무작정 화해 제스처를 보이지도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부시는 29일 르 피가로, FR3 방송 등 프랑스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도 이러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번 회담은 대결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면서도 “각국 정상이 미국에 동의하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는 미국과 협조할 준비가 돼 있는지 우리 국민을 설득시켜야 할 것”이라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이는 “우려는 있지만 이번 회담은 세계 경제 발전을 확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다른 주제`를 강조한 이날 시라크의 태도와는 사뭇 다른 것이다. 부시는 슈뢰더에 대해 한층 냉담해 보인다. 지난해 여름 이후 슈뢰더와 단 한 번도 자리를 함께 하지 않은 부시는 이번 에비앙 회담에서도 개별 회담 일정을 잡지 않았다. 시라크와는 별도의 회담이 예정돼 있다. 부시는 이달 초 워싱턴을 방문한 독일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슈뢰더 총리와 내가 만난다면 모든 TV 카메라가 우리가 혹시 주먹다짐이나 하지 않을까 하며 비추겠지만 우리는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대표단은 이를 화해의 제스처로 해석했지만 화해의 언사 치고는 상당히 투박하다. 백악관측은 에비앙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얼굴을 맞댈 기회는 있겠지만 “매우 짧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부시의 불편한 심기는 순방 일정에서도 잘 드러난다. 부시는 당초 2박으로 예정됐던 에비앙 체류 기간을 “중요한 이스라엘_팔레스타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라는 이유로 1박으로 줄였다. 뉴욕 타임스는 브루킹스 연구소의 아이보 달더 선임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세 정상의 만남은 한바탕 주먹다짐을 하고 돌아서 씩씩거리며 서로를 노려보는 싸움꾼과 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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