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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손 같이 정교한 관절형 인공 손 다섯 손가락 모두 따로 움직여, 바나나 껍질 벗기기 등 실제 손이 하는 모든 동작 가능 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기사요약 각종 사고와 질병으로 손이 절단된 환자들에게 인공 손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의료 기구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각종 사고와 질병으로 손이 절단된 환자들에게 인공 손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의료 기구다. 하지만 기존의 인공 손은 쥐거나 펴는 것 같이 단순한 반복 동작만 가능해 실제 손의 역할을 완벽히 대체할 수 없었다. 이처럼 부자연스러운 인공 손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손 절단 환자들에게 최근 희소식이 생겼다. 영국 스코틀랜드에 본사를 둔 다국적 의료기업인 터치바이오닉스사에 의해 사람의 손처럼 자연스럽고 정교하게 움직이는 관절형 인공 손이 상용화됐기 때문이다. ‘아이-림브(i-LIMB)’로 명명된 이 인공 손의 최대 특징은 다섯 개의 손가락 모두를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 현재 이와 유사한 관절형 인공 손 개발 프로젝트가 다수 진행되고는 있지만 실제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개발자인 데이빗 고우 박사는 손가락의 독자 구동 능력 확보를 위해 손 전체를 하나의 단일 구조로 성형하는 대신 손가락과 손바닥, 엄지손가락 등으로 별도 제작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마치 레고 블록처럼 각 부품을 조립, 하나의 인공 손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손가락들은 인간의 손과 동일한 구조의 관절을 갖추고 있으며, 근육 신호를 인지하는 전극과 구동 모터도 별도로 장착돼 있다. 이렇게 각 손가락마다 근육이 보내는 신호를 개별적으로 읽어 동작하기 때문에 인공 손을 착용한 사람은 자신의 의도에 따라 정확하게 손을 움직일 수 있다. 특히 손가락의 표면을 따라 내장된 압력 센서는 부서지기 쉬운 물체도 망가뜨리지 않고 집어 올릴 수 있게 도와준다. 이 같은 기술 덕분에 아이-림브는 테니스공, 커피 잔 손잡이, 볼펜, 동전 등 모든 물체를 쥘 수 있다. 또한 캔 뚜껑 따기, 바나나 껍질 벗기기, 자물쇠 열기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손동작을 자연스럽게 구현해 준다. 얼마 전 아이-림브를 구매한 미 육군의 퇴역 군인인 주앙 아레돈도는 “아이-림브는 마치 잃어버린 손을 되찾은 것처럼 너무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며 “스티로폼 컵을 부서뜨리지 않고도 집을 수 있는데다 마우스 클릭이나 가위 바위 보, 카드 게임도 문제없다”고 말했다. 손이 절단된 환자들에게 새 삶을 실현시켜줄 아이-림브의 가격은 1만8,000달러(약 1,680만원)로 책정돼 있다. 입력시간 : 2008/01/0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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